전립선암은 식생활 서구화로 인해 계속 늘고 있는데 벌써 남성 암 4위에 올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5년 간 전립선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0%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전립선암에 걸려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있어도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전립선비대증과 혼동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최태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전립선암을 알아본다.
-전립선은 어떤 기관인가.
“전립선은 남성의 생식기관의 하나로,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운동을 돕는 기관이다. 정액의 30%에 해당하는 미끈거리고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전립선액을 생산한다. 방광 아래쪽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요도를 감싸는 도너츠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요도에 영향을 미쳐 배뇨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에 나타나는 질환 중 우리가 흔하게 아는 질환으로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있다.”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 증상은 어떻게 다른가.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가늘게 나오고, 잔뇨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한밤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심하면 소변을 참지 못해 지리고, 급성 요폐로 소변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만약 암이 계속 진행돼 방광까지 침범하면 혈뇨가 나타나고 척추ㆍ골반뼈로 전이되면 골 통증이나 감각·운동신경 마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 검사는 언제 해야 하나.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에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더라도 50세부터 1년에 1회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직계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40세부터 검진받는 것이 좋다. 검사는 어렵지 않다. 혈액검사로 전립선 특이 항원(PSA)을 점검하거나 손으로 전립선 크기를 촉진(觸診)하는 직장 수지 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이런 검사로 암일 가능성이 높으면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전통적으로 조직 검사는 초음파검사를 통해 전립선의 12군데 조직을 골고루 얻어 시행한다.”
-전립선암은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
“전립선암은 암 진행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와 기대 여명, 치료 선호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와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국소적으로 한정된 부위에서 암이 나타났다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암 덩어리가 크고 주변 조직을 침범했다면 방사선 치료를 고려하는데, 전립선암은 방사선 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림프절이나 뼈로 전이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하면 호르몬 치료를 고려한다.”
-최근 전립선암 치료에 로봇 수술이 시행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의 50% 이상이 로봇 수술로 시행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전립선을 수술하는데 최적화된 수술법이다. 과거 개복(開腹)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로는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한 전립선과 인접한 신경다발·혈관을 구분하고 박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로봇 수술은 3차원 시야로 주변 구조물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조직을 떼내고 전립선을 적출할 수 있다. 특히 복강경 수술에서는 불가능한 손목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하므로 이를 통해 암의 온전한 제거는 물론 주변 조직을 보존하며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더욱 정밀히 시행할 수 있다.
통증과 출혈량이 적은 것은 물론, 섬세한 박리 및 정교한 방광 요도 문합술(吻合術ㆍ연결술)이 가능하며, 신경 혈관 다발의 보존이 향상돼 오줌을 눌 수 있는 능력의 조기 회복과 성 기능 회복 등 다양한 장점이 보고되고 있다.”
-전립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면.
“전립선암은 미국 암 발생률 1위 암이다. 고지방의 육류 섭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식을 권한다. 과일ㆍ채소는 물론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리신,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 전립선암을 예방하고, 대사증후군도 줄일 수 있다. 음주ㆍ흡연은 전립선 외 다른 암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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