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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앞치마라고요? 소상공인 맞춤형으로 만들면 다릅니다!

입력
2022.09.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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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한 토크 #7] 케이블랑 권소해 대표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1인 창업이 급증하면서 소규모 공방, 뷰티샵, 카페, 꽃집 등의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자영업을 하는 소상공인에게 앞치마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의복일 것이다. 대구에 위치한 케이블랑은 이러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1:1 고객 맞춤형 앞치마를 제작, 판매한다. 소상공인들에게는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착용하는 작업용 의복인 만큼 내구성과 착용감 면에서 뛰어난 제품을 선보이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작업 능률을 올리고 실용성을 살리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앞치마라는 컨셉트로 누적 10,000장의 판매고를 올린 케이블랑의 권소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케이블랑 권소해 대표

케이블랑 권소해 대표


엄마의 취미에서 발견한 1:1 맞춤형 앞치마 사업

-앞치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어머니가 취미로 미싱을 하시면서 연극의상 제작도 하셨어요. 지인 분이 꽃집을 하시는데 앞치마를 만들어준 적이 있어요. 그게 주변에 입소문이 나서 주문이 들어온 거에요. 그래서 제가 시장조사를 해보니까 작업복으로 입는 앞치마들이 대부분 남성용이 많고, 여자 작업자들을 위한 앞치마가 많이 없더라구요. 어깨 끈이 잘 안 맞거나 착용감이 안 좋으니 작업 능률도 안 오르는 거죠. 그래서 여성용 앞치마를 만들어보자며 어머니와 의기투합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미싱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할 수 있으니 케이블랑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만들게 된거죠.

-고객들은 어떻게 확보했는지.

입소문도 있었지만 SNS로 마케팅도 열심히 했습니다. 인스타그램 마켓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을 때였어요. 보통 앞치마 판매자들은 디테일 샷을 위주로 사진을 올리는데 저는 분위기있게 사진을 촬영했거든요. 흔히들 감성사진이라고 하죠. 이게 반응이 꽤 좋아서 주문이 들어오더라고요.

-맞춤형 앞치마라면 보통 고객들은 어떤 분들인가.

앞치마라 하면 요식업 쪽에서 흔히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실 텐데, 생각보다 많은 업종에서 필요한 제품이에요. 저희 제품을 찾는 분들은 1인 자영업자분들이 많아요. 네일샵, 꽃집, 카페, 미용실, 뷰티샵 등 소상공인이 대부분이고 2,30대 여성 분들이 많아요.

-앞치마도 업종별로 차이점이 있는지.

우선 원단이 중요해요. 작업용이다보니 방수가 되고 내구성도 중요하고요. 특히 네일샵, 꽃집은 엉덩이가 가려졌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아요. 손님에게 등을 보일 일이 많으니 단정해 보이는 것을 원하시거든요. 카페는 서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깨에 무리가 덜 가게 어깨 끈 디자인도 많이 보시고요. 음료 쏟아도 표시가 안 나도록 어두운 색상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기성품보다는 비쌀 것 같은데.

맞아요. 하지만 작업을 많이 하시는 소상공인 분들께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동안 착용하는 옷이 바로 앞치마예요. 맞춤형 앞치마는 자신의 신체사이즈에 맞춰서 제작이 가능하니 착용감이 편하고 작업효율도 높여줘요. 키와 몸집이 작은 분들은 시중 앞치마 착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맞춤형이라면 딱 맞는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죠. 빅 사이즈 고객분께는 더 날씬해 보이는 디자인으로도 제작이 가능하고요. 원단도 기성품보다 품질이 좋고 재봉도 핸드 메이드로 하니까 내구성에서도 뛰어납니다. 고객분들이 재주문을 많이 하시는데, 기존에 쓰던 저렴한 제품들은 2개월 만에 헤지는 데 우리 제품은 1년 이상 쓴다고 좋아하세요. 1년 동안 매일 착용하는데,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인지.

머메이드 라인 제품이 가장 인기입니다. 사실상 우리 브랜드를 많이 알릴 수 있었던 제품이에요. 원피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어떻게 하면 더 다리가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일지 고민해서 디자인한 제품입니다.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고객 분들이 디자인, 원단, 색상, 사이즈를 선택해서 주문을 하면 그에 맞춰서 재단, 자수, 봉제, 다림질해서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저희는 다섯 명이서 모든 일을 하고 있어요.

창업 초기 업로드했던 제품 사진들. 케이블랑 제공

창업 초기 업로드했던 제품 사진들. 케이블랑 제공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과 함께

-5명의 직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

제가 마케팅, CS를 담당하고 웹디자이너 1명, 제작 2명, 포장 업무 1명 총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있어요. 각자 담당업무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다섯 명이서 많은 일들을 공유하고 협력해요. 디자인 아이디어 같은 것 들도 누구 한 명이 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유롭게 나누는 편이에요. 저희는 오후 4시쯤 간식타임을 가지는 데 그 때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요. 모든 직원들이 자기 브랜드처럼 생각하고 애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봉제방법들을 계속 연구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에요. 저희 브랜드가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 직원들도 여성으로 구성하게 된 것 같아요. 또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각각 한 명씩이라는 점도 재밌죠.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분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직원들은 어떻게 채용하게 되었나요.

저희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하루 5시간 만 일을 해요. 그러다 보니까 경력 단절 여성이나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지원을 하셨고 저도 그런 분들을 위주로 면접을 봤습니다. 한 분은 제일모직에서 근무하시다가 대구로 이사오시면서 경력이 단절되셨는데 저희 회사에 오신 이 후 다시 열정을 갖게 됐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랫동안 경력이 단절되신 분은 첫 월급을 받고 엄청 감동을 하셔서 제가 다 기뻤습니다.

-연령이 각자 달라 힘들었던 점 혹은 더 좋았던 점이 있나요.

힘들었던 점은 전혀 없고 좋은 점밖에 없습니다. 아이디어도 더 풍부해지구요. 저 같은 경우에는 미혼이라, 어린이 제품을 만들 때 아이가 있는 4050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많이 도움됐어요.

-회사 분위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따로 직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는지요.

다들 성격이 좋아서 인 것 같아요. 더 꼽아보자면 제가 회사 다닐 때 회식을 안 좋아했었거든요. 그래서 회식은 정말 특별한 날 점심을 먹는 정도로만 해요. 또 간식 타임을 자주 가집니다. 당이 들어가서 그런지 서로 사적인 얘기도 하고 요구사항 같은 것들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예요. (하하)

다양한 연령의 여성 직원들이 화기애애한 작업실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케이블랑 제공

다양한 연령의 여성 직원들이 화기애애한 작업실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케이블랑 제공


소상공인들을 위한 사업, 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고싶어

-사업을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가 있다면.

재주문이 들어올 때 그리고 소개받고 주문한다고 하실 때입니다. 고객분들이 직접 사용해 보시고 만족하시니 재 주문 해주시고 주변에도 소개하시는 거잖아요. 그만큼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라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저희 사무실이 대구에 있는데 사업 초창기에 강릉에서 주문이 들어왔어요. 네일 103이라고 네일샵하시는 소상공인 고객인데 지금까지 단골이세요. 1인샵이고 예약제로 운영하시다보니 작업량도 많아 거의 매년 주문하시는데요. 고객님이 샵에서 입고 있는 제품을 보고 주위 소상공인 사장님들도 주문하셔서 그 골목 사장님들은 다 케이블랑 제품 입고있을 정도에요. 덕분에 입소문을 타게 됐죠.

케이블랑에서 제작한 맞춤형 앞치마를 매년 구매하는 고객의 피드백. 네일103 제공

케이블랑에서 제작한 맞춤형 앞치마를 매년 구매하는 고객의 피드백. 네일103 제공


-앞치마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제작하는지.

작업자들을 위한 패브릭 제품이라면 대부분 제작하고 있습니다. 팔토시나 커버 같은 것들도 있어요. 이런 제품들도 고객 맞춤형 제작이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예를 들면 속눈썹 연장 작업을 하시는 고객이셨는데, 시술 사진 찍을 때 필요한 페이스커버를 의뢰해주셨어요. 페이스커버에 상호 자수를 넣어서 제작했더니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앞치마 안에 입는 셔츠 같은 작업복도 연구 중에 있고 미술, 도예, 공방, 애견샵, 어린이집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에 맞춰 제품군도 늘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작업자이면서 사장님이기도 한 소상공인 분들께서 능률이 오르고 즐겁게 일 하실 수 있도록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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