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만 보 정도 걸으면 암ㆍ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과 이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는 ‘하루 걸음 수에 따른 암ㆍ심혈관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 간 상관 관계’라는 제목으로 미국의사협회 내과 저널(JAMA Internal Medicine)과 미국의사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에 최근 실렸다.
연구는 2013~2015년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7만8,500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로,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1세(40~79세), 여성이 55%(4만3,418명)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하루 걸음 수와 강도에 따라 암 발생 예방이나 심혈관 질환 발병률 및 사망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평가했다. 변수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All-Cause Mortality)과 심혈관계 질환 및 암 사망률(CVD and Cancer incidents)을 측정했다.
다만 암일 때는 신체 활동 감소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13개 부위의 암으로 제한했다. 해당 암종은 식도암, 간암, 폐암, 콩팥암, 위암, 자궁암, 골수성 백혈병, 골수종, 대장암, 두경부암, 직장암, 방광암, 유방암 등이었다.
분석 방법은 콕스 회귀 모형(Cox restricted cubic spline regression models)이 사용됐다. 해당 모델은 사망이나 질병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아내는 분석 방법으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를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손목에 착용한 가속도계를 이용해 설정된 케이던스(Cadenceㆍ걸음과 걸음 사이의 시간)를 기반으로 걸음 강도(걸음/분)를 측정했다.
걸음은 부수적인 걸음(Incidental stepsㆍ분당 40걸음 미만)과 의도적인 걸음(Purposeful stepsㆍ분당 40걸음 이상)으로 구분했다.
관찰 기간에 2,179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1,325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했고 664명은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자였다. 또한 1만245명에서 심혈관계 질환 발병이 보고됐고 2,813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하루 1만 보 걷기를 실천할수록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과 암 및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줄었다는 점이다. 또한 걷기 운동을 많이 할수록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졌다.
하루에 9,800보를 걸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50% 감소했으며 하루에 3,800보를 걸을 때부터 25% 정도 발병 위험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하루에 1만 보 이상을 걸으면 추가적으로 건강에 혜택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의 활동을 하는 참가자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하루에 30분 정도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은 비슷한 걸음 수를 걷는 것보다 심장 질환, 암, 치매 및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하루에 2,000보 더 걸으면 조기 사망, 심장병 및 암 발생 위험이 10% 줄어들었다.
빠르게 걷는 사람은 평균 속도가 느린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5% 낮고 심장 질환이나 암 발병 위험이 25%, 치매 발병 위험이 30% 줄었다.
이 밖에 하루에 2,400~3,000보를 걷기만 해도 심장병ㆍ암ㆍ치매에 걸릴 위험이 급격히 줄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호주 시드니대 연구원 매튜 아마디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중에서 가장 큰 인구 표본을 바탕으로 진행된 분석 결과”라며 “결론적으로 하루 1만보를 걸으면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암 발생 및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아마디는 “특히 하루 걸음 수가 많을수록(최대 1만 보) 모든 원인으로 발생하는 사망률이 줄고 암 발생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발병 위험이 낮아졌다”며 “또한 이보다 강도 높게 걷기를 시행한다면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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