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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보도 경위 묻는 공문에...MBC "취조 조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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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보도 경위 묻는 공문에...MBC "취조 조서냐"

입력
2022.09.27 18:34
수정
2022.09.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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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등 6개 단체 27일 긴급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비서실이 MBC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보도와 관련해 보도 경위를 묻는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MBC는 "언론 자유 위협"이라고 반발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MBC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비서실이 이른바 '비속어' 발언 보도와 관련해 6개 항목에 걸쳐 조목조목 상세한 답변을 요구했다"며 "내용은 과연 질의서인지 검찰 취조 조서인지 구분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대통령비서실은 전날, 박성제 MBC 사장 앞으로 질의서를 보내 △음성 분석 전문가도 해석이 어려운 발음을 어떠한 근거로 특정하였는지 △대통령실 등에 발언 취지 및 사실 확인을 위해 거친 절차는 무엇이었는지 △대통령의 발언 중 '국회'라는 단어가 마치 미국 의회인 것처럼 별도 괄호로 미국이라 표기한 것은 해석이나 가치판단이 아닌지 등을 물었다.

MBC는 "보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에서 보도 경위를 해명하라는 식의 공문을 공영방송사에 보냈다"며 "이는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이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비속어 논란 책임 전가 규탄 현업언론단체 긴급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이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비속어 논란 책임 전가 규탄 현업언론단체 긴급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6개 언론단체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은 언론이 아니라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밝혀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익을 해치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럭비공처럼 튀어나오는 대통령의 거친 언사이지 이를 보도하는 언론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이 전날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이 일의 진상이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동일한 자막을 방송한 여타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 제기도 못하면서 특정 방송사만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MBC를 콕 집어 "사실 왜곡, 흠집내기식 보도 행태", "MBC의 행태는 도저히 이대로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가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환담을 나누고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를 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MBC를 포함한 KBS, MBC 등 대다수 언론이 윤 대통령의 발언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보도가 나가고 15시간 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으며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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