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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속였나?"… 광주시, 고용안정 보조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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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속였나?"… 광주시, 고용안정 보조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

입력
2022.09.28 16:14
수정
2022.09.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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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광주시 고용안정추진단 사무국 개소식에서 광주시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난해 8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광주시 고용안정추진단 사무국 개소식에서 광주시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고용노동부 고용안정선제대응패키지(고선패) 지원 사업자로 선정된 광주광역시가 세부 사업 수행 기관 선정을 둘러싸고 특혜 시비에 휩싸였다. 지난해 이 사업의 컨트롤 타워인 사무국(고용안정추진단) 구축 및 운영을 맡을 수행 기관으로 해당 업무 수행 실적은 물론 운영 조직과 전문 인력이 거의 없는 비영리법인을 선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광주시는 고선패 사업 공모 신청 당시 해당 법인이 설립되지도 않았는데 이 법인 명의의 수행 기관 참여 동의서를 제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를 두고 고용노동부가 "사업 계획서 평가를 부실하게 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2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4월 공모를 통해 광주시 컨소시엄(북구·광산구)을 고선패 사업자로 최종 선정, 2025년까지 총 466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고선패는 노동 시장의 고용 위기가 우려되는 지역이 주도적으로 중장기 일자리사업을 추진, 위기에 선제 대응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도입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사업비 88억5,000만 원을 투입, 3개 프로젝트(가전 기업 시너지업 일자리 창출·자동차산업 리로드 경쟁력 강화·고용 안정 거버넌스 활성화) 9개 세부 사업을 추진했다. 광주시는 올해도 2년 차 사업비 97억 원(국비 70억 원 포함)을 확보했다.

문제는 광주시가 지난해 세부 사업 중 사업비 13억2,000만 원짜리인 고용안정추진단 구축 및 운영 사업의 수행 기관으로 A연구원을 선정한 게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A연구원은 같은 해 1월 15일 비영리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은 신생 법인인 터라, 사업 수행 실적이 전무한 데다 운영 조직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A연구원에게 추진단 3개 팀 중 1개 팀(성과관리)을 맡겼다. 이어 올해(사업비 14억5,000만 원)는 총괄 운영을 맡겼고, 내일 전환 아카데미 운영 등 또 다른 3개 세부 사업의 수행 기관으로도 선정했다. 더 황당한 것은 지난해 1월 8일 고용노동부가 공모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할 당시 광주시는 설립 허가도 받지 않은 A연구원의 사업 수행 기관 참여 동의서를 구비 서류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참여 동의서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A연구원 밀어주기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시는 A연구원에게 고용안정추진단 사무실 임차비까지 지방보조금(매칭사업비)으로 부당 지원하고 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등에 따르면 지방보조사업자(A연구원)의 기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무실 임차료 등 운영비 지원 목적의 지방보조금은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인 A연구원의 설립 근거 법령인 민법과 고용노동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엔 국가나 자치단체가 비영리법인에 운영비를 보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광주시는 A연구원에게 사무실 임차료 명목으로 지방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비 6,600만 원을 A연구원에게 사무실 임차료 명목으로 지원키로 했다. 이는 고선패 사업 사무국 운영과 관련해 사무실 임차료를 사업 수행 기관이 자부담하도록 한 타 자치단체와도 비교된다. 이에 광주시는 "고용노동부의 컨설팅을 거쳐서 사무실 임차비에 대한 (지방비)지원도 승인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정작 지방보조금법 등에 따라 사무실 임차료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해석에 대해선 "검토해 보겠다"며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광주시가 신생 법인인 A연구원에게 사업 실적을 쌓아주면서, 인건비도 따먹게 하고 사무실까지 얻어준 것이냐"는 뒷말이 나온다. 실제 A연구원은 남구에 법인 사무실을 갖추고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연구원은 법인 홈페이지를 통해 서구 고용안정추진단 사무실 주소를 법인 사무실 주소로 소개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사업 시작 당시 A연구원과 광주경제고용진흥원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고용안정추진단을 구성했지만 올해는 광주경제고용진흥원 내부 사정으로 사업 수행이 불가능해 A연구원을 총괄 운영 기관으로 단일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실적도 없는 A연구원을 수행 기관으로 선정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선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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