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눈물바다
나머지 희생자 6명 장례식은 미루기로
"네가 왜 이 차에 있니... 못 지켜줘서 미안해."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현대아울렛) 화재 발생 3일째인 28일 오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선 희생자 중 가장 젊은 이모(33)씨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번 화재 희생자 7명 중 첫 발인이다.
이씨의 시신이 장례식장 운구차량으로 이동할 때 아버지와 고모 등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마지막 길을 떠나는 이씨를 보내지 못하겠다는 듯 관을 한참 붙들고 있었다.
앞서 이씨 빈소에선 그의 명복을 비는 영결 예배가 있었다. 영안실 복도에선 군 동기와 친구들 조화가 발인 행렬을 배웅했다. 고교 시절 높이뛰기 선수로 활동했던 이씨의 모교 육상부 조화도 눈에 띄었다. 이씨 시신은 대전 서구 정림동 정수원에서 화장된 뒤 인근 괴곡동에 있는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됐다.
10년 전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이씨는 다정한 장남이자 든든한 조카였다. 통신기기 판매와 물류 업무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가족을 살뜰히 챙겼다. 운동과 캠핑을 좋아한 이씨는 올해 초 현대아울렛에 입사해 전기관리 일을 하고 있었다. 동료들은 이씨가 주로 야간 근무를 하면서 전기 관련 공부를 병행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동료 박모(41)씨와 함께 화재를 가장 먼저 인지한 이씨는 담당 팀장에게 보고한 뒤 대피하다가 화마를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을 입은 박씨는 이번 화재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로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희생자 6명의 유족은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장례 절차를 미루기로 했다. 현대아울렛 측은 노무사를 통해 유족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이날 "현대아울렛 측 노무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있다"며 "하지만 유족 대부분은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나오기 전까진 대응하지 않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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