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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원의 정치행간’은 의회와 정당, 청와대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치적 갈등과 타협, 새로운 현상 뒤에 숨은 의미와 맥락을 훑으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가비용 논란이 커지면서 야당 일각에선 차기 대통령이 현재의 용산 집무실로 들어갈지 미지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세종시로의 이전이 담론으로 떠오른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는 지난 7월 22일 확정된 윤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세종시에 제2집무실을 만들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국회는 6월 10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을 개정해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관련 일정은 늦어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28일 통화에서 “만에 하나 5년 뒤 정권을 다시 가져온다면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하기도 애매하다”며 “당론으로 정해지긴 이르지만 향후 선거과정에서 개헌까지 포함한 대통령실 세종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국민 검증을 받는 대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으로 대통령 집무 공간을 세종으로 완전히 옮겨가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현재 40개 중앙행정기관 중 70%가 넘는 29개가 충청권에 몰려 있어 대통령실이 옮겨가면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탄력을 받게 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다음 대통령이 ‘나는 청와대 다시 들어가겠다’고 나오면 어떻게 되겠느냐. 세종으로 가는 게 지역균형발전과 행정효율화 면에서 여론도 우호적일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세종에 가기로 하고 건설기간 2, 3년은 청와대나 정부종합청사를 쓴다고 했다면 지금처럼 추가비용이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현지에선 용산은 임시이고, 미래의 대통령실은 품격에 맞게 관저와 영빈관까지 갖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려면 용산 대통령실과 관련된 추가투자가 이뤄져선 안 된다는 조건이 달린다. 용산 대통령 시대가 현 정부의 대표적 국정성과여서 세종행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정책에 위헌 결정이 나온 바 있어 헌법개정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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