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4개주(州) 점령지 병합 조약 체결식을 갖고 영토 확장을 공식화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참석 하에 우크라이나 점령지 공식 병합 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 영토를 러시아로 병합하는 조약 체결식이 30일 오후 3시 열린다"고 전했다. 체결식에서 점령지 병합 조약이 맺어지면 러시아 상원과 하원의 비준 동의와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헤르손과 자포리자를 독립 영토로 승인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경우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기 사흘 전인 올해 2월 21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법령을 승인했다.
타스·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독립국가연합(CIS) 정보기관장 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및 옛 소련 땅에서의 갈등 격화는 소련 붕괴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옛 소련 영토에서 영향력을 다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 땅에서의 전쟁과 갈등에 대해 "서방이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며 "서방은 이들 국가에 '색깔 혁명'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색깔 혁명은 소련 붕괴 전후 동구권 국가들 사이에서 친러 성향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발생한 정권교체 요구를 가리킨다. 1989년 체코스로바키아의 '벨벳혁명', 2003년 조지아의 '장미혁명',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2005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 혁명' 등이 대표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구가 참지 못하는 건 일극 패권이 가차없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눈앞에서는 보다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어려운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권 관련 러시아의 주장을 결코,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국들과의 신속한 대응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야망을 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유엔 헌장 및 주권과 영토 보전 관련 기본 원칙의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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