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목줄이 살을 파고든 채 구조된 개 "그래도 사람이 좋아"

입력
2022.10.02 14:00
0 0

[가족이 되어주세요] <355> 1세 추정 수컷 지구


쇠사슬이 목을 파고든 채 살던 지구(왼쪽)가 구조 후 동물자유연대에서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쇠사슬이 목을 파고든 채 살던 지구(왼쪽)가 구조 후 동물자유연대에서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6월 중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경기 용인시의 한 농장에 방치돼 있는 개를 구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활동가가 현장을 방문하니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짧은 쇠사슬이 개의 목을 파고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목줄 길이도 너무 짧아 뜨거운 햇볕을 조금도 피할 수 없는 상태였지요. 밥그릇에는 이미 썩어버린 음식에 파리가 꼬여 있었고, 물그릇에는 흙과 먼지만 잔뜩 쌓여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용인시에 협조 요청을 구했습니다.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규정돼 유기∙학대한 자라도 동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어서입니다. 또 학대당한 개를 수의사의 진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에 격리 보호할 수 있지만 보호자가 개를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줘야 합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지자체의 적극적 협조와 활동가들의 설득으로 개의 소유권을 넘겨받고 긴급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는 짧은 줄에 묶인 채 제대로 된 밥과 물도 제공받지 못했다. 밥그릇에는 썩은 음식과 흙만이 가득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구는 짧은 줄에 묶인 채 제대로 된 밥과 물도 제공받지 못했다. 밥그릇에는 썩은 음식과 흙만이 가득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개는 살이 파고드는 아픔을 견디면서도 사람을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구조 당시 활동가를 보자 꼬리를 흔들며 가까이 오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은 지구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이라는 뜻으로 '지구'(1세 추정∙수컷)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지요.

목을 옭아매던 쇠사슬을 끊어내고 동자연 반려동물복지센터인 온센터에 들어온 날에도 지구는 사람에게 다가와 눈을 맞추고 몸을 기댔습니다. 태어나 처음 느낀 다정한 손길이 마냥 좋은지 다친 부위를 만져도, 미용(털깎이)을 해도 사람의 손에 몸을 맡겼다고 합니다.

지구는 사람의 손길이 너무나 그리웠는지 치료를 위해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미용(털깎이)을 해도 사람의 손에 몸을 맡겼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구는 사람의 손길이 너무나 그리웠는지 치료를 위해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미용(털깎이)을 해도 사람의 손에 몸을 맡겼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열악한 환경에 오래 생활한 탓으로 생활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심장사상충에 걸려 있었지만 치료를 마쳤고, 목 부위 상처도 어느덧 아물었습니다. 이규원 활동가는 "지구는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사람과 교감 없이 살아왔지만, 사람을 보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곧장 다가온다"며 "오랜 기간 외로움을 겪어야 했던 지구를 사랑해줄 평생 가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동물자유연대에서 평생 가족을 기다리는 지구.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에서 평생 가족을 기다리는 지구. 동물자유연대 제공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자유연대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60545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