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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6개월 내리 적자... 한국 경제 초비상 사태

입력
2022.10.03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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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실리콘 웨이퍼 제조시설.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SK실트론 제공

SK실트론 실리콘 웨이퍼 제조시설.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SK실트론 제공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가 37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받은 최악의 성적표이다.

연속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은 1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1%나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원화 가치 하락이 겹치며 수입액 증가폭을 더욱 키우는 양상이다. 지난달까지 연간 누적 적자는 288억7,600만 달러로 이미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연간 최대적자 기록을 훌쩍 넘겼으며,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48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 수출 품목의 부진이 이어져 상황이 더 심각하다. 특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수출이 2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IT 제품 판매가 줄어드는 데다,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부진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수출 부진과 한국 경제 위기는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철강ㆍ석유화학 등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이 전년 동월보다 수출이 줄었다. 지역적으로는 한국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 감소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물가 상승과 해외 시장 전반의 수요 부진 때문이라 단기간 내 회복되기 힘들어 보인다. 점점 커지는 경제 위기의 경고음에 대비하려면 에너지 절약 등 사회 전반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또 정부는 해외자원 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전 강화에 나서야 한다. 국내 기업의 해외 유보자산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유도하고, 통화스와프 추진 등 환율 안정 정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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