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상공 통과에 일본 초비상
홋카이도, 도쿄 등지에는 대피 방송
기시다 NSC 열고 북에 "단호 대응" 지시
북한이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5년 만에 통과하자, 피난 경보가 발령되고 신칸센 열차가 일시 정지하는 등 일본 열도는 말 그대로 초비상 상태가 됐다. 홋카이도에선 학생 안전을 고려해 임시 휴교 조치를 내리는 학교도 있었다.
일본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고,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오전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미사일 궤적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렸다.
기시다, NSC 회의 주재..."폭거, 강하게 비난"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7시 22분쯤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사일이 아오모리현 상공을 통과해 약 1,000㎞ 고도로 약 4,600㎞를 비행한 후, 7시 44분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벗어난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데 대해 “폭거”라며 “강하게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와 관련 부처 각료는 8시 45분쯤부터 15분 정도 NSC를 열고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와 연계 강화, 유엔 안보리 추가 대응 등을 포함한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야시 외무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전화 회담을 하고 이번 사건이 일본에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거점인 괌을 겨냥한 시위라는 해석도 나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4,600km로 북한과 괌의 거리 3,500km를 가뿐히 넘어서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핵추진 항공모함(로널드 레이건호)을 한반도 주변에 전개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는 미국에 대해 핵 전력 향상을 과시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사일 태평양 떨어지기까지 일본 '초비상'
북한이 쏜 미사일이 감지된 오전 7시 30분부터 태평양에 떨어지기까지 일본 열도는 말 그대로 초긴장 상태였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를 감지한 직후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과 긴급정보 네트워크시스템 엠넷(Em-Net)을 통해, 주민들에게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를 내보냈다.
북한 미사일 때문에 피난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7년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이 시스템은 긴급 시 재해 정보를 순간적으로 지자체에 송신하며, 지자체가 이를 수신하면 곳곳에 설치돼 있는 옥외 스피커를 통해 자동으로 경보가 방송된다. 삿포로에서 경고 방송을 들은 한 시민은 “머릿속이 하얗게 될 정도로 놀랐다”고 말했다.
경보 발령으로 열차 운행 등이 중단되면서 이동 중인 시민들 발길도 묶였다. 도호쿠 신칸센과 홋카이도 지역 JR, 삿포로 시영 지하철 등은 경보 발령 후 멈추어 섰다가, 미사일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운행을 재개했다. 학생들 안전을 고려해 미사일이 지나가는 홋카이도 내 3개 학교는 아예 임시 휴교 조치를 내렸다. 그외 131개 학교는 등교 시간을 연기했다. 오전 10시쯤 삿포로시에서 신문 호외판을 받은 한 여성은 “군마현에서 왔다”며 “홋카이도에 익숙하지 않아 어디에 피난하면 좋을까 불안했다”고 NHK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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