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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5년 만에 日 열도 넘었다…미국령 괌 타격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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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5년 만에 日 열도 넘었다…미국령 괌 타격 위협

입력
2022.10.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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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2017년 이후 일본 열도 통과
괌 맞춤 타격용 미사일 '화성-12형' 유력

북한이 2017년 5월 14일, 중장거리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2017년 5월 14일, 중장거리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의 고강도 도발이다. 미사일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초기지인 괌을 훌쩍 넘길 수 있는 4,500㎞를 날아갔다.

최근 동해상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펼친 한미일 3국을 모두 겨냥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7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쏘며 한반도 주변에서 저강도 도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까지 겨냥하며 무력시위 강도를 부쩍 높였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외교채널 간 긴밀한 공조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서해에 한미 전투기를 투입해 정밀폭격 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의 위협에 맞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4,500㎞, 고도는 970㎞, 속도는 마하 17(초속 5.78㎞)로 탐지됐다. 사거리에 비춰 평양에서 3,400㎞ 떨어진 미국령 괌을 동서남북 사방에서 타격해 포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괌에는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를 비롯해,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될 미국의 전략자산이 다수 배치돼 있다. 미사일은 일본 도호쿠 지역 북단 아오모리현 인근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즉각 대피령을 내렸고 미사일 통과 지역에선 열차 운행이 임시 중단됐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을 '화성-12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5년 전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언급하며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릴 당시 언급한 미사일이다. 괌 타격 맞춤형 미사일인 것이다.

북한이 2017년 9월에 쏠 당시 미사일은 3,700㎞를 날았다. 올해 1월에는 발사각을 높인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가 800㎞ 수준에 머물렀다. 고각발사는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발사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상 각도(30~45도)로 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북한은 5월 이후 7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이번 중거리미사일 발사에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북한 함경남도 신포에서는 지난달부터 SLBM 발사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대통령실은 미사일 발사 1시간 30분가량 지난 오전 9시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이후 미일 당국과 유선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미국과 공조회의로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규탄하며 “한미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군 당국도 공격편대군 비행과 정밀폭격 훈련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우리 공군의 F-15K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를 각각 4대씩 서해상에 출격시켜 직도사격장의 가상 표적을 향해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했다. 한미는 "동맹의 압도적인 전력으로 도발 원점을 정밀 타격할 능력과 응징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에는 미 공군의 E-3G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한반도 남부지역 상공에 등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탐지와 궤적 추적을 위한 항공기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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