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팸 & 토미'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8부작 | 18세 이상
남부럽지 않을 신혼부부다. 아내는 인기 드라마 ‘SOS 해상구조대’로 세간의 시선을 받는 배우 패멀라 앤더슨(릴리 제임스)이다. 남편은 인기 록밴드 모틀리 크루의 드러머 토미 리(서배스천 스탠). 집 앞에 파파라치들이 진을 치고 있는 이 커플은 1995년 결혼하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불미스러운 일로 세상의 갖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①신혼여행 비디오를 도둑 맞다
토미는 변덕스럽고 괴팍하다. 신혼생활을 위해 집을 새로 꾸미는데,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요구하는 사안이 수시로 바뀐다. 견적가보다 돈은 더 많이 들고 진척 속도는 느리다. 일꾼들 입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미는 오히려 제대로 일을 못한다며 짜증낸다. 결국 목수 랜드(세스 로건)가 불만을 토로한다. 돌아온 것은 ‘해고’다.
랜드는 억울하다. 3만 달러가량 미수금을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하다. 복수하고 싶기도 하고, 보상받고 싶기도 하다. 패멀라와 토미의 집에 몰래 침입해 금고 하나를 훔쳐 온다. 금고 안에는 패멀라와 토미의 적나라한 신혼여행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있다.
②돈이라는 이름의 욕망들
패멀라와 토미는 첫눈에 서로에게 빠졌다. 만난 지 며칠 안 돼 결혼했다. 부부가 된 후에야 서로의 음식 취향을 물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를 담은 테이프가 이들의 사랑에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랜드는 우여곡절이 많은 인물이다. 도색영화 쪽에서 일하다가 목수로 일한다. 아내와는 별거 중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그는 두 유명인의 테이프로 돈 벌 생각을 한다. 도색영화 배급업자들을 찾으나 다들 손사래를 친다. 당사자의 허가를 받지 않은 영상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랜드는 막 부상하던 새 매체 인터넷을 주목한다. 온라인으로 주문받고 우편으로 물건을 보낸다. 패멀라와 토미에게는 ‘지옥문’이 열린다. 특히 여성 패멀라에게 가혹한 시간이 다가온다.
③피해자에게만 남은 상처
패멀라와 토미는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도색잡지 펜트하우스 발행인을 비롯해 온라인 창업자 등 여러 사람이 두 사람의 테이프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영상물은 누군가를 거부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상품’이 된다. 법은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할 뿐이다. 패멀라의 누드모델 이력이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몸으로 돈을 번” 사람이 난데없이 피해를 호소하냐는 거다.
드라마는 패멀라와 토미, 랜드를 세 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자본주의 미국 사회의 비뚤어진 세태를 돌아본다. 패멀라와 토미가 사랑하나 사랑하기 힘겨운 관계로 되도록 한 것은 과연 누구일까. 20년이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 지났어도 패멀라와 토미의 아픔은 다른 이들의 이름과 변주된 형태로 현재진행형이다.
뷰+포인트
1990년대 후반 미국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을 화면에 옮겼다. ‘아이, 토냐’(2018)와 ‘크루엘라’(2021) 등을 연출한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터넷이 막 확산되던 사회적 변동기, 돈을 향한 지저분한 욕망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정교하게 묘사해낸다. 릴리 제임스와 세스 로건의 연기도 좋으나 서배스천 스탠의 연기가 특히 눈길을 잡는다. 당초 배우 제임스 프랭코가 연출과 토미 역할을 겸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0%, 시청자 6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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