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 총알받이 돼… 푸틴 멈춰 달라" 호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핵전쟁 준비를 시작했다”며 “전 세계가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에 대한 ‘선제 타격’ 발언은 번역 오류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바로잡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이 사회적 준비를 시작했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를 당장 꺼낼 준비는 안 돼 있지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며 “나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위험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은 지구 전체가 위험해지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 바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점령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예로 들었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 감시 아래 숙련된 우크라이나인 직원들이 안전 관리를 맡고 있으나, 최근 잇따르는 포격전에 전력망이 손상돼 방사능 누출 위험이 커진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는 러시아 점령군의 행동을 시급히 멈출 수 있다”며 “러시아군이 원전을 떠나도록 제재를 이행하는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란이 됐던 ‘선제 타격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틀 전인 6일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와 영상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핵무기를 막을 방법에 관한 질문에 “러시아가 핵 공격을 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도록 선제 타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또 다른 세계대전을 시작하자는 얘기”라며 역공을 펼쳤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제 타격’을 요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발언은 “‘공격’이 아니라 ‘제재’를 뜻한다”면서 우크라이나어가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방향으로 번역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동원된 러시아인들이 ‘총알받이’로 던져지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 “자신의 몸과 영혼,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걱정하는 것은 핵 공격이 아니라 러시아 지역 사회”라며 “그는 국민을 두려워한다. 러시아 국민만이 그를 대체할 수 있다. 그의 권력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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