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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팔려 이사 못 가"... 정부, 연착륙 대책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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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팔려 이사 못 가"... 정부, 연착륙 대책 만지작

입력
2022.10.10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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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경착륙 막겠다" 추가 대책 예고
건설업계도 정부에 선제 대책 요구
야당 의원도 "규제지역 과감히 해제해야"

7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숲. 뉴시스

7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숲. 뉴시스

최근 극심한 주택 거래 침체로 여러 부작용이 잇따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 경착륙을 막겠다"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미분양·미입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곧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입주·미분양 속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원 장관은 6일 국토부 첫 국정감사에서 "(주택시장이) 급격하고 난폭한, 강제적인 조정 과정이 되지 않도록 지원책을 펴겠다", "경착륙은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집값은 단계적으로 하향 안정화시키되 실수요 중심의 거래는 활성화시켜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정부 때처럼 집값이 너무 치솟아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주택 거래가 끊기다시피 해도 적잖은 사회적 손실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38만5,391건으로 지난해(73만7,317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주택은 물론 새 아파트 청약시장도 썰렁해 8월 말 기준 미분양은 3만2,722가구로 지난해 초(1만5,000여 가구)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거래 침체가 심각 수위에 이르면서 요즘 주택시장에선 기존 집이 제때 팔리지 않아 새 집으로 이사가지 못하는 사태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입주와 분양이 집중된 경기, 인천,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미입주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6월 입주를 시작한 인천의 A아파트는 지난달 입주 기간이 끝났는데 아직도 30%인 550가구는 새 집에 들어오지 못했다. 지정기간(3개월) 내 입주를 못하면 잔금(30%)에 연 10% 수준의 연체이자가 붙는다.

이번 달까지가 입주 기간인 인근 B단지는 현재 전·월세 매물이 200여 건 올라와 있다. 대략 10집 중 1집(15%)은 입주를 못하고 세를 놓은 것이다. 잔금일이 촉박해진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셋값을 낮추면서 전용 75㎡ 아파트 전셋값은 2억2,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오래된 아파트보다 싸다.

국토부 연착륙 대책 곧 나올 듯

8월말 기준 미분양 추이.

8월말 기준 미분양 추이.

중소·중견건설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주택건설협회도 최근 국토부에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 대책이 필요하다며 건의서를 제출했다. ①미분양 아파트 매입임대 허용 ②비규제지역의 전매 제한(수도권·광역시) 기간 단축(3년→6개월) ③비규제지역 미분양주택 취득 때 세제 감면 ④주택대출 규제(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등이다.

협회 관계자는 "청약당첨자 중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30, 40대 비중이 70% 내외로 지금 같은 침체기엔 입주 여력 부족으로 사용검사 이후 대거 매도에 나설 수 있다"며 "전매 제한 완화 등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한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주택협회도 곧 정부에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책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부의 연착륙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원 장관에게 "내년 입주 물량이 50만 가구에 이른다"며 "현장 목소리를 잘 반영해 구도심은 과감히 규제지역을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최근 세종을 뺀 지방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는 수도권 주요 지역도 규제 해제 정량 요건을 갖춘 만큼 정부가 추가로 해제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의 요구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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