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조사위, 러시아인· 다른 국가 개입 주장
10일 러 국가안보회의 개최 예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을 우크라이나 비밀 요원이 자행한 "테러행위"로 규정했다.
9일(현지시간) 크렘린궁 공식 사이트에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 조사를 위해 구성한 조사위원회 책임자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의 대화 내용이 게시됐다. 푸틴 대통령은 바스트리킨이 조사 결과를 설명하자 "의심의 여지 없이 이는 중요한 민간 기반시설 파괴를 목표로 한 테러 행위"라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고안하고, 실행하고 명령한 것"이라고 했다.
바스트리킨은 보고에서 몇몇 러시아인과 다른 국가들이 이 공격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발된 트럭과 관련된 사람들이 움직인 경로를 추적했다"며 "트럭은 불가리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북오세티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등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트럭의 이동을 준비하는데 참여한 사람들의 신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스트리킨은 "FSS(연방보안국) 요원들이 테러 행위를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 사람들과 러시아 내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중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게 도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테러’ 발언이 나온 직후 우크라이나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테러국가는 단 한 개고, 전 세계가 그게 누군지 안다”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테러리즘으로 비난하는 건 러시아치고도 너무 냉소적이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국가안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10일 안보회의를 열고 전략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크림대교 상황을 논의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회의 결과에 대해 (추후) 알릴 것”이라고 했다.
크림대교에선 앞서 8일 트럭이 폭발하고 철도용 교량에 불길이 번져 석유를 싣고 지나가던 화물열차에까지 불이 옮겨붙었다.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다리 일부가 무너졌다. 차량 및 열차의 통행은 일시 중단됐다가 9일 일부 재개됐다. 크림대교 폭발이 이뤄진 직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주거지를 폭격해 1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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