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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국익, 정의의 함수관계

입력
2022.10.17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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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포드의 닉슨 사면

1974년 9월 8일, 전임자 닉슨의 사면을 발표하는 제럴드 포드. 위키피디아

1974년 9월 8일, 전임자 닉슨의 사면을 발표하는 제럴드 포드. 위키피디아

리처드 닉슨의 사임으로 1974년 8월 대통령직을 승계한 제럴드 포드(1913~2006)가 9월 ‘대통령 선언 4311호’를 통해 닉슨의 임기 중 범법행위에 대한 “전면적이고, 예외 없는, 절대적인 사면”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워터게이트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재판과 별개로 닉슨은 일체의 법적 심판을 면제받았고, 형사기소와 재판을 통한 정의를 기대했던 여론은 포드의 그 결정에 분노했다.

포드는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국가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이 사면이라 판단했다며 “우리 모두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비극의 책임 일부를 지고 있고, 누군가는 거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나는 그 일을 나만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였다가 1973년 닉슨 정부의 부통령 스피로 에그뉴가 뇌물 사건에 연루돼 사임하면서 부통령이 된 그는 닉슨의 하차로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선거 없이 부통령-대통령을 지냈다. 개방적이고 진솔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덕에 취임 초기 70%에 이르던 지지율은 이 발표 직후 급락했고, 그도 ‘부정’에 연루됐으리라는 의혹을 샀다. 비서실장도 그 결정에 항의하며 사임했고, 그도 10월 17일 링컨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 하원에 출석해 그 결정을 해명해야 했다. 그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 43석, 상원 3석을 잃었고, 그도 1976년 대선에서 민주당 지미 카터에게 패했다.

2001년 존 F. 케네디 재단은 포드와 존 루이스 상원의원에게 ‘용기의 정치인 상(Profile in Courage Award)'을 수여했다. 선출직 공직자 가운데 비범한 용기로 의미 있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이에게 주는 그 상을 수여하며 테드 케네디는 “정치적 격랑에 휩쓸려 국가가 난파 지경이던 때, 포드 전 대통령은 다수의 의사와 달리 자신의 정치 생명까지 희생하며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렸다.(…) 그의 용기와 헌신 덕에 우리는 비로소 워터게이트의 비극을 뒤로하고 치유의 여정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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