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1인당 최대 1만1,000엔 지원
억눌렸던 장거리 여행 수요 폭발 기대
해외 관광객 무비자 입국도 시작
일본 정부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를 살리고, 내수 경기도 활성화하기 위해 여행객에게 최대 1만1,000엔(약 10만8,000원)을 지원하는 '전국여행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입국규제도 크게 완화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68개국 관광객도 비자 없이 일본에 출입할 수 있게 됐다.
사이토 데쓰오 일본 국토교통장관은 11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행비 지원과 입국규제 완화가 동시에 시작된 이날이 “관광산업이 크게 회복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관광 수요를 뒷받침해 지역 활성화로 연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국내를 여행하는 일본인과 장기 체류 외국인에게 연말까지 최대 1만1,000엔을 지원해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든 여행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교통과 숙박을 함께 예약할 경우 1인당 최대 8,000엔, 숙박만 예약할 경우 5,000엔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식당이나 기념품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최대 3,000엔(휴일은 1,000엔)어치 제공된다.
지자체별 할인 혜택까지 받으면 개인별 지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4인 가족이 신칸센을 포함한 장거리 여행을 갈 경우 우리돈 40만~50만 원 정도를 할인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일본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여행 자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관광산업 회복세가 다른 산업 대비 더 더뎠다. 관광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4~6월 일본인의 국내 여행 소비액은 4조4,190억 엔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4~6월 소비액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관광객이 돈을 안 쓰면서 숙박업종 81% 정도가 '과잉 채무'로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관광산업계 전체가 크게 위축됐다.
업계는 이번 정부 지원책으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라쿠텐트래블 △JTB △자란넷 등 일본의 유명 여행 사이트에선 접속이 폭주해 속도가 느려지거나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비자 입국 개시에 따른 해외 관광객 유입도 일본의 관광업계 회복과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리서치업체 야마토소켄은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올해 방일 관광객은 4,350만 명, 소비액은 5조7,000억 엔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최근 국회 연설에서 "무비자 관광 재개를 통해 ‘인바운드(해외에서 온 관광객) 소비’가 연간 5조 엔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입국 규제 완화로 일본 관광 수요는 급증한 반면 국제 항공편은 아직 크게 증가하지 않아, 해외 관광객 유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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