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24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블랙홀이 탄생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상 최대 감마선 폭발(GRB)이 포착돼 미국 등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강력한 전자기 방출 현상으로, 이번 감마선 폭발(GRB 221009A)은 지난 9일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스위프트 X-선 망원경(Swift X-Ray Telescope)에 처음 포착됐으며 이후 전 세계 과학자들이 후속 관측에 나섰다.
메릴랜드대·조지워싱턴대 천체물리학자 브렌던 오코너 교수는 이 감마선 폭발은 수백 초간 지속됐다며 태양보다 질량이 30배 이상 큰 별이 죽음을 맞이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양보다 수십 배 큰 별은 내부의 수소와 헬륨을 핵융합으로 모두 소진하면 초신성(supernova) 폭발을 일으켜 물질과 에너지를 빛 속도의 99.99%나 되는 빠른 속도로 주변으로 내뿜고 블랙홀이 된다. 오코너 교수는 이번 감마선 폭발은 18TeV(테라전자볼트=10의 12제곱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방출해 지구 대기 전리층의 장파 무선통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방출된 광자의 양과 지구에 도달한 광자의 에너지 면에서 모두 기록적인 것"이라며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이런 밝은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감마선 폭발 연구는 1960년대 미국이 구소련이 우주에서 폭탄 실험을 하는지 감시하기 위해 발사한 인공위성이 우리은하 밖에서 일어나는 폭발을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오코너 교수는 "감마선 폭발은 일반적으로 태양이 평생 방출하는 것과 맞먹는 에너지를 단 수초 사이에 내뿜는다"며 "이번 감마선 폭발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천체물리학자들은 과거 감마선 폭발이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그 방향이 지구를 향할 경우 지구 생명체의 멸종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코너 교수는 감마선 폭발 에너지는 매우 좁은 방향에 집중적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우리은하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감마선 폭발은 화살자리 쪽에서 발생해 19억 년 동안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생 위치와 지구의 현재 거리는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어 이보다 훨씬 멀어진 상태다. 이런 사건은 천문학자들에게 블랙홀 형성 과정 등을 직접 관찰할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오코너 교수는 앞으로 수주일간 동료 학자들과 함께 광 파장 및 적외선 망원경으로 이번 초신성의 특징을 관측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 감마선 폭발의 기원에 대한 가설이 맞는지, 이 폭발이 기존 물리학적 설명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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