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 발언 둘러싼 논란
여야 의원 가세로 국감 개회 40분 만에 파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최고 존엄' 표현을 둘러싼 설전으로 파행을 빚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감 질의를 시작하기 전,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간 날 선 공방을 벌이면서다. 기 의원이 전날 김 위원장을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발언에 대해 조 의원이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한 것이 계기였다.
기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전날 발언의 취지를 해명했다. 기 의원은 회의 속기록을 읽은 뒤 "사람 한 분이 북한군에 의해 무참하게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한 사안이라고 (말한 것은) 일종의 조롱이자 야유였다"며 "(조 의원의 비판은) 웃자고 얘기했더니 죽자고 달려드는 격이고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했다.
조 의원도 신상발언에서 "농담으로라도 '최고 존엄'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해야 될 농담이 있고 할 수 없는 농담이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조 의원은 전날 기 의원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발언까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최고 존엄이라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우리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이에 "제 발언의 취지는 우리 국민을 무참하게 살해한 북한에 대한 분명한 비난과 비판이었다"면서 "'최고 존엄'이라는 말을 대한민국 땅에서 절대 써서는 안 된다는 편협한 세계관으로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도 "제 신상발언에 이렇게 끼어드는 것이 민주당 간사님다운 발언이냐. NL(민족해방파) 아니냐"고 받아쳤다.
두 의원의 설전에 야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소란은 더욱 커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조 의원을 향해 "동료 의원의 표현을 입맛대로 해석할 자격이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반박하고 나서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개의 후 40여 분 만에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법사위는 정회 후 40여 분 지난 오전 11시 43분 감사를 속개했다.
법사위에서 여야 간 사실상 '캐스팅보트'인 조 의원은 앞서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반대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조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연이어 각을 세우면서 민주당과 시대전환 관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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