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산업의 수익성 개선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책을 내놨다. 조선 업황 회복 시기를 맞아 단기적으로는 부족한 인력을 채워 넣어 급한 불부터 먼저 끄고, 장기적으로는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고용구조 개선과 기술개발·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조선업 회복 기회... 경쟁력 확보, 고용구조 개선 추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우리 조선업계는 대외적으로는 중국·일본과의 치열한 기술경쟁, 내부적으로는 높은 하청 의존도에 따른 원·하청 이중구조 문제가 지속되는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업황 회복의 기회가 우리 조선산업의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선박시장 선점으로 이어지도록 초격차 경쟁력 확보와 고용구조 개선을 병행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6년 유가 하락, 2020년 코로나19 확산 등 여파로 장기 침체가 이어진 글로벌 조선업계는 2020년 말부터 발주가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5,29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2021년 수주량이 1,746CGT로 8년 만의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30년까지 연평균 4,000만CGT 이상의 안정적인 발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좋다.
부족한 인력부터 차곡차곡... 연장근로+외국인 수혈
지금을 조선업 부흥의 골든타임으로 본 정부는 부족한 인력부터 채워넣기로 했다. 특별연장근로 연간 활용 가능 시간을 연 90일에서 최대 180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해 기존 고용인력의 근로시간을 늘린다. 또 외국 인력 확보를 위해 조선업 고용허가서 발급자 및 발급 예정자를 최우선순위로 입국할 수 있게 했다. 연말까지 2,500여 명의 입국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비전문취업(E-9) 비자를 가진 외국 인력의 숙련기능(E-7-4) 비자 전환 시 전체 쿼터를 2,0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리고, 이 중 100~200명을 조선업 쿼터로 두기로 했다. 내국인 신규 인력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청년이 조선업 3개월 근속 시 취업정착금 1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연 600만 원을 적립하는 '조선업 희망공제'의 지원 인원·시행지역을 확대하고, 하청 근로자에게 정규직 채용기회를 부여하는 '채용사다리 제도' 복원을 추진한다.
인력 선순환 위해 이중구조 개선... 원·하청 상생 협력안 중심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고용구조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은 수주산업 특성상 작업량·인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도급 활용이 많다. 올해 조선업의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62.3%로 전 업종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중구조가 하청을 상대로 한 불공정 거래와 원·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벌렸고, 결국 숙련공까지 현장을 떠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도 이중구조에 견디다 못한 것이었다.
다만 정부는 직접 개입하는 대신 원·하청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가 다음 달 중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의체'를 만들고 내년 초까지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하게 한다. 정부는 참여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숙련 기능인력이 우대받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직종·숙련도별 임금체계 기반을 마련하고, △산업구조 변화 대응 특화 훈련 및 장려금 우대 지원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확대 설치 등도 함께 이행한다.
무탄소 선박·자율운항선박 등 미래 기술에 힘
또 정부는 미래 선박시장 선점을 위해 무탄소 선박 상용화에 나선다. 액화천연가스(LNG)선박 핵심기술·자재의 국산화와 탄소배출 저감기술 개발, 무탄소 선박 개발 핵심기술 조기 확보 등 '액화수소 운반선' 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2026년까지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 원격제어로 운항이 가능한 자율운항선박(IMO 3단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 및 근거 법률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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