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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가 '원자폭탄의 도시'였다고?

입력
2022.10.20 17: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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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김봉중 지음ㆍ다산초당 발행ㆍ376쪽ㆍ1만8,800원

김봉중 지음ㆍ다산초당 발행ㆍ376쪽ㆍ1만8,800원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원래 ‘원자폭탄의 도시’로 불렸다. 1951년부터 라스베이거스 북서쪽에서 원폭 실험이 이뤄졌다. 그런데 이 불명예스러운 별명, 라스베이거스 지도자들이 관광 홍보를 위해 '직접' 붙였다. 도박 합법화, 초고속 이혼을 허용한 것도 이들이다. 이들의 도박 덕분에 도시는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자살률이 치솟아 '미국 자살 수도'라는 새로운 불명예도 생겼다.

미국사 전문가 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가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를 펴냈다. 미국이 현재 최강국이라는 것은 알지만, 250년 짧은 역사도 흥미로울까. 미국 샌디에이고시립대 교수로 ‘미국인들에게 미국사를 가르쳤던 한국인’인 저자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미국, 그 이모저모를 담은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같은 책.

뉴욕의 원래 이름은 뉴암스테르담이다. 1614년 네덜란드인이 모피 무역을 위해 맨해튼 남단에 식민지를 세웠다. 1664년 영국이 강제로 점령하고 영국 왕이 된 요크공의 이름을 따 뉴욕으로 개명했다. 뉴욕은 왜 이렇게 성공했을까. 저자는 대서양과 맞닿아 있으면서 내륙으로 통하는 지리적 강점 때문에 애초부터 '종교 이민자'가 아니라 '경제적 야망을 가진 이들'이 몰려든 기회의 땅이었다고 설명한다.

미국 중서부 밀워키는 ‘반항아들의 천국’이다. 반항아들의 아이콘인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 본사가 있다. 또 독일 사회주의계 이민자들이 대거 정착했다. 좌파 정치인 버니 샌더스가 칭송하는 ‘미국 사회주의 성지’가 밀워키다. 켄터키주는 노예 해방을 둘러싼 남북전쟁 당시 주민들이 반으로 갈라져 총구를 들이댄 비극의 도시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이 유명해진 덕에 남북전쟁 이미지가 희석됐는데, 역설적이게도 프라이드 치킨은 흑인 노예들의 소울푸드였다. 백인 농장주들이 먹고 남긴 닭날개, 발 부위를 튀겨 먹은 데서 유래했다.

미국은 13개 주에서 시작해 현재 50개 주로 확대됐고, 국기에 담긴 '별'의 수도 늘었다. “그 시작부터 완성된 나라가 아니라 확장하고 움직이는 나라, 국기가 끊임없이 바뀌는 나라"가 저자가 말하는 미국의 매력.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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