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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부동산에도 세금 피하려 꼼수 정리해고? 푸르밀 '방만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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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부동산에도 세금 피하려 꼼수 정리해고? 푸르밀 '방만 경영'

입력
2022.10.21 09:00
수정
2022.10.21 09:5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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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정리해고 통보 놓고 소문 '무성'
법인세 피하려 '꼼수 정리해고' 의구심도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다음달 사업을 종료한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다음달 사업을 종료한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적자가 감당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보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푸르밀은 신동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2018년부터 적자에 시달려왔는데, 경영 무능에서 비롯된 사업 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개인적 잇속만 챙기려 한다는 눈총이다.

적자에 시달리던 푸르밀은 다음달 말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18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LG생활건강, SPC그룹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불발되면서 끝내 사업을 접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원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폐업도 하지 않고 사업 종료를 발표해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오너가, 무책임 논란 왜 일었나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왼쪽)와 푸르밀 대표 이미지. 푸르밀 제공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왼쪽)와 푸르밀 대표 이미지. 푸르밀 제공


먼저 푸르밀이 폐업이 아닌 사업 종료를 택한 이유로는 수백억 원대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푸르밀은 그동안 쌓인 적자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아왔는데, 법인을 청산하면 그동안의 감면 분을 토해내야 한다. 직원들을 모두 정리한 후에도 법인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군다나 푸르밀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와중에, 신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 유지하고 퇴직금까지 두둑히 챙겨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서장들은 기본급을 30%씩 삭감했고, 직원들은 근로 시간을 1시간씩 단축해 임금을 줄여왔다는 것이다. 반면 신준호 회장은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만 경영'에 잇속 챙긴다는 비판도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종료를 발표한 가운데 18일 오후 인천의 한 편의점에 푸르밀 제품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종료를 발표한 가운데 18일 오후 인천의 한 편의점에 푸르밀 제품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가족기업인 건설사 대선건설을 통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본사 부지를 개발,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건설은 신준호 회장의 장녀 신경아 푸르밀 이사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 오너 일가가 이를 통해 본사 부지 개발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다.

푸르밀의 문래동 본사 부지는 공시지가 기준 약 472억 원으로, 실거래가 기준으로 보면 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대구 공장과 부산 해운대 부동산 등을 합치면 자산 규모가 1,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푸르밀 내부에서는 부동산 매각만 했어도 나빠진 경영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자산이 있는데도 차입금을 갚지 못해 사업을 종료한다고 하니 오너가 더 무책임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년 동안 이어져왔던 푸르밀의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사들이 우유 소비량 감소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할 때 큰 투자를 하지 않았고, 공장 노후화로 매각 성사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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