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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떡라면 1개만"...두 여학생 대화 들은 손님의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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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떡라면 1개만"...두 여학생 대화 들은 손님의 선행

입력
2022.10.21 12:00
수정
2022.10.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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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자영업자, 여학생들 대화 듣고
몰래 음식 주문·결제 "저도 어렵게 자라"
누리꾼들 "훈훈하다" 한목소리로 칭찬

5일 서울 금천구의 한 분식집 벽면에 흰색 종이로 가격을 고친 차림표가 붙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5일 서울 금천구의 한 분식집 벽면에 흰색 종이로 가격을 고친 차림표가 붙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돈이 없어 분식집에서 떡라면 하나만 주문한 두 여학생을 본 예비 자영업자가 몰래 선행을 베푼 사연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최근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얼마 전 김밥천국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예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A씨는 "며칠 전 김밥집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착한 사람도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힌다"고 한 뒤 자신이 겪은 일을 전했다.

당시 A씨는 경기도 안양에서 볼일을 보고 분식집에서 밥을 먹다가 가게에 들어온 여학생 두 명이 주문하지 않고 몇 분간 메뉴판만 들여다보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서로 "너 얼마 있니?" "아 나 돈 없는데" "아 비싸다.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싶다"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결국 학생들은 "정말 죄송한데 저희 배는 많이 안 고파서 떡라면 한 개만 시켜서 먹어도 될까요?"라고 사장에게 물었다. 사장은 흔쾌히 학생들의 주문을 받았다.

학생들이 안쓰러웠던 A씨는 테이블에 있던 메뉴판 종이에 '아이들 라면하고 김밥 제가 낼 테니 사장님이 주신 것으로 해주세요'라고 적어 사장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티 나지 않게 학생들의 음식값을 모두 계산한 뒤 가게를 나왔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며 "현재 저도 딸 두 명을 키우고 있고, 학창시절 어렵게 자라서 오지랖이 발동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밥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프지 않냐. 아이들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며 몰래 메모를 적어 사장에게 전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여기저기 생활하다 보면 경제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힘드신 사장님들 정말 많이 계실 텐데 힘내라. 좌절하고 힘든 생각만 하면 안 좋아진다"면서 “저 역시 힘들지만 사장님들 응원과 사연 덕에 즐겁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영업자들을 격려했다.

누리꾼들은 "훈훈하다"며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 회원들은 "좋은 일 하셨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것 같다" "마음도 부자시네요" "말이 쉽지 저렇게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아도 실행하는 분 몇 안 되는데, 대단하시다" "저도 좋은 일 한번 해야겠다" 등의 댓글을 달고 박수를 보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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