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대장동 의혹을 규명하자며 특검을 제안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재직 시 의혹을 함께 다루자는 주장이라 여권에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래서야 난국 돌파는커녕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윤 정부에서 검경과 감사원이 정권 눈치를 보고 편파적 수사를 한다는 의심이 제기되기는 하지만, 이 대표 측근이 뒷돈을 받은 혐의가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관련성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
이 대표는 21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불법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지난해 4~8월 대장동 투자자 남욱 변호사가 현금 8억여 원을 건넸다는 다수의 진술, 전달 시기·장소·액수를 적은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돈이 이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쓰였는지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이 대표가 “죄를 주기 위해 진실을 조작하고 왜곡한다”고 넘길 수는 없게 됐다.
이런 마당에 특검을 통해 대장동·화천대유 실체와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문제점을 함께 조사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 리 없다. 대선 때 특검을 제안했던 것처럼 의혹을 여권으로 분산시켜 정쟁화하려는 의도 아닌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의도적인 시간끌기이자 물타기”라며 특검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단독으로 특검을 밀어붙일 뜻까지 밝혔는데, 실행에 옮길 생각은 하지 않기 바란다. 여당의 비판처럼 민주당이 이 대표와 함께 침몰하는 길이다. 지난 19일 김 부원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대치하고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치달은 것만으로도 이미 국민 아닌 대표를 지키는 당으로 비치고 있다. 우선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검찰 또한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 유념해 철저히 증거 중심의 수사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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