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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우리나라 초중등 역사교과서에 적혀 있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두고, 집권 정당이 바뀔 때마다, '자유'를 떼었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민주주의에는 자유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등이 있으니 민주주의라고만 표기하는 것은 모호할 수 있겠다. 어려운 주제인 듯하지만, 자유(Freedom)는 인류가 오랜 시간 갈구하고 추구해온 중요한 가치이다. 외부로부터의 억압, 구속, 속박, 강압적 통제를 싫어하고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7조에 명시된 헌법적 가치이기도 한 자유는 근대 문명을 탄생시킨 프랑스혁명 이념의 하나로 오늘날 선진국들의 기본 철학이다.
이러한 자유는 기업 경영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직원의 자유를 통제하고 제약하는 경영 방식이 행해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의 방식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벤처기업들 중에는 100억 원대의 구매결정을 담당직원이 팀장이나 사장의 승인 없이 자기 책임 아래 하는 곳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중에는 협조팀의 단톡방에서 몇 백억 원의 계약 건을 담당자가 결정하는 곳도 있다. 이 회사에는 결재서류도 없다. 담당자는 자유롭게 일하되 책임지기 위해 엄청나게 많이 조사하고 공부하고 철저하게 대비한다. 이렇듯 직원들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전문적인 업무 지식과 자신감(self-efficacy), 그리고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가진 개인들로 가득 차게 된 벤처 스타트업들은 빠른 스피드와 열정적인 조직문화로 조직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대기업 여러 곳에서 기부받은 기금을 운영하는 A재단에서는 매년 잔액을 처리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대기업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라고 하는 곳이 있는 반면, 아무리 소액이라도 윗선의 지시를 받아야 일 처리가 되는 회사들이 있다. 이처럼 대기업은 임직원들의 자유재량이 크게 제약되고 오너만이 유일하게 자유로운 생각과 판단을 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말단 직원들까지 자기 책임하에 업무의사결정을 하는 자유로운 회사들도 있다.
직원들이 최고경영자에 의해 일일이 지시받고 시키는 것만 하는 방식과 직원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하여 자발적인 모티베이션을 이끌어 내는 경영 방식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가에 대한 입장은 상반된다. 보통 종업원들이나 규범적 관점에서는 후자를 지지하지만, 현장에서는 전자의 방식이 흔하게 선택되고 있다. 어떤 경영관리자는 후자의 방식에 대해 '한가한 소리 하지 말라'는 식의 반응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통제·관리 감독하고 지시명령을 충실히 이행하게 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도 거꾸로 직원들이 시키는 일만 하면 화를 내거나 불만을 털어놓는다는 점이다. 경영자들도 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능동적인 직원들을 눈여겨보면서 그를 승진시키는 이율배반적 양면성을 보인다.
결국 기업현장에서의 자유는 기업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필수적이고 근본적인 원칙인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의 문화는 자유와 책임이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보장하고 자기 책임을 지도록 하는 원칙이 바로 직원 개개인이 더 많이 공부하고 철저한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그리하여 강력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임파워먼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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