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종합감사서 '망이용료법' 질의 집중
과방위 법안 추진에 구글 대놓고 반대 서명운동
26만명 모이자 국회서도 법안 처리 부담
일부선 구글이 유튜버 선동해 여론 조작했다 주장
"망이용료법이 통과되면 국내서 사업 운영 방식을 바꾼다고 말했는데, 사실상 국내 유튜버들을 협박해 여론을 선동하도록 한 것 아닙니까?"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종합감사에서는 구글,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논란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특히 국회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망 이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려고 하자 구글이 이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주도한 것을 두고 의원들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20일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해당 개정안이 입법화된다면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고, 유튜브가 한국 크리에이터의 성공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저해할 수도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유튜버에게 주는 수익을 줄이거나 동영상 시청 환경을 나빠지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논란이 됐다.
구글, 입법 반대 서명운동 독려하자 26만명 참여
이후 주요 유튜버들이 망이용료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2030 사이에서 정치권과 통신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가 망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한국 내에서의 동영상 화질을 떨어뜨리면서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시작한 망이용료 법안 반대 서명 운동에 26만여 명이 동참했다.
일부에서는 구글이 불리한 규제를 막기 위해 여론 조작을 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통신 방송 정책 전문가인 로슬린 레이튼 박사는 20일 열린 '인터넷망 사용료 정책과 입법: 이슈 담론화와 여론 형성' 공동 세미나에서 "구글은 어떻게 하면 정치적 목적을 위한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서 "겉모습은 진짜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의 탈을 뒤집어쓴 늑대인 셈"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5년 인도에서도 구글은 페이스북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인도 내 엘리트 집단 여론이 '인도에 페이스북이 진출하면 인터넷이 끝장난다'는 쪽으로 기울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여론 조작 의혹에 "유튜버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지시한 바 없어"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단지 저희 입장에서 법안 통과에 따라 비용 구조가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며 "크리에이터들에게 호소를 부탁한 거지 선동하거나 어떻게 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트위치처럼 화질을 낮추거나 유튜버들의 광고 수익을 줄일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검토가 깊이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여론 조작이나 선동을 부인하지만 실제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망 이용료 법안에 대한 젊은 층의 불만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입법 추진과 관련해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망 사용료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라고 입장을 밝히자 국회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소수의 국내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를 보호하려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 마케팅을 하다가 국내 콘텐츠 업계의 폭망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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