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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의 '얇은 구리' 품은 롯데케미칼 "이차전지 소재 기술 해외로 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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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의 '얇은 구리' 품은 롯데케미칼 "이차전지 소재 기술 해외로 가선 안 된다"

입력
2022.10.23 10:00
수정
2022.10.23 14:4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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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셀도르프 찾은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인터뷰
K 2022 행사 앞서 헝가리 등 고객사들 방문도


이영준(가운데) 롯데케미칼 대표가 20일 독일 뒤셀도르프 전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전시공간을 찾아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뒤셀도르프=김형준 기자

이영준(가운데) 롯데케미칼 대표가 20일 독일 뒤셀도르프 전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전시공간을 찾아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뒤셀도르프=김형준 기자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배경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소재 국산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박 생산량 확보를 위한 중국과 인도 등 경쟁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졌는데, 롯데케미칼은 기존 화학 계열사 내 소재 산업과 연계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를 확실히 키우겠다는 신 회장의 결단까지 더해지면서 인수 경쟁에서 이겼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는 20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화학 박람회 'K 2022' 행사장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국내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해외 기업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많았다"고 전하면서 "무엇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기술력이 국가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자 롯데그룹 성장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플랫폼이 될 거라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님의 인수 의지가 컸다"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 11일 2조7,000억 원의 주식 매매 계약을 하고 53.3%의 지분을 확보한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동박(얇은 구리막) 제조업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음극재를 씌우는 역할을 하는 동박까지 확보하면서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에 대한 직·간접 투자 규모와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일진머티리얼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고객 확대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를 위해 독일 방문에 앞서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내 배터리와 자동차 공장들을 찾았고, 이날 행사장 방문 뒤에도 뒤셀도르프 시내의 한 호텔에 행사장을 따로 마련해 고객사들과 접점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동안 개발한 친환경 소재들과 함께 배터리 소재 사업과 수소 에너지 사업 등 신성장 동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일진의 미국 공장, IRA 효과적 대응 기대"

이영준(가운데) 롯데케미칼 대표가 20일 독일 뒤셀도르프 전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전시 공간을 찾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뒤셀도르프=김형준 기자

이영준(가운데) 롯데케미칼 대표가 20일 독일 뒤셀도르프 전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전시 공간을 찾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뒤셀도르프=김형준 기자


시장성에 대한 자신감도 높다.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서 연산 6만 톤(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앞으로 건설될 스페인과 미국 공장 생산량을 포함해 2027년까지 20만t 넘는 동박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미국 공장에서 만든 물량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용 대상에 포함돼 북미 시장 공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말레이시아와 스페인 공장은 각각 수력과 태양열 가동 비중이 높아 친환경 완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고객사들 사이에 호응이 좋다는 게 롯데케미칼 측 설명이다.

이번 계약의 주당 가치는 10만9,852원으로 계약 전일 종가인 5만4,000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아 '오버페이' 논란도 일었지만, 경영진은 배터리 소재 밸류 체인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배터리 소재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이라며 추가 투자 및 인수합병 가능성을 남겼다.

뒤셀도르프=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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