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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주범' 심방세동 앓는 승모판막 환자, '이 수술' 받으면 예후 좋다

입력
2022.10.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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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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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은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지 못하며 바르르 떨게 되는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의 일종이다. 심방세동은 치명적인 질병이어서 ‘돌연사의 주범’으로 불린다.

심방세동일 때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길을 교정하는 수술이 바로 ‘메이즈 수술’이다. 이 수술은 우심방 위에 위치한 동방결절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가 이동하며 심장을 규칙적으로 뛰게 만든다.

그런데 심방세동을 앓는 승모판막(僧帽瓣膜) 환자가 판막 수술 시에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으면 예후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김희중 고려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심방세동과 승모판막 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가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으면 사망과 허혈성 뇌졸중, 출혈 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부정맥 일종인 심방세동은 승모판막 질환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승모판막은 혈액을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보내는데, 판막이 좁아지거나 기능 부전 시 좌심방 압력이 상승해 좌심방 크기가 커진다. 심방 크기가 커지면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판막 수술 후에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메이즈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심방세동 합병증인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실제 메이즈 수술 시행이 많지 않았다. 대한부정맥학회에서는 수술 권고안을 발표하지 못한 상태다.

그동안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시행하는 효과에 관해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단일 기관을 대상으로 하거나 추적 관찰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메이즈 수술 동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와 판막 수술만 받은 환자 예후를 비교했다.

먼저 국민건강관리보험공단에 등록된 심방세동을 가진 승모판막 수술 환자 9,501명을 분석했다. 이 중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는 5,508명으로 메이즈 수술 시행률은 57% 정도로 높지 않았다.

이어 비슷한 특징을 가진 환자들을 짝지어 비교하는 성향점수매칭을 통해 메이즈 수술군ㆍ대조군 3376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메이즈 수술군 사망은 100명당 3.53명이 발생해 대조군(4.45명)보다 사망률이 9.2% 낮았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수술군(1.77%)이 대조군(2.25%)보다 4.8% 낮았다. 출혈로 입원하는 ‘출혈 사건’ 발생률은 각각 1.39%, 1.87%였다. 세 가지 사건을 합친 ‘복합 사건’ 발생률은 6.14%, 7.75%였다.

메이즈 수술 후에 항응고제 와파린 복용을 줄이거나 중단한 사례도 많았다. 수술 1년 후에 메이즈 수술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하는 비율은 15%로 대조군(19%)보다 낮았다.

이승현 교수는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 병행을 소규모로 조사한 적이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메이즈 수술 동반 권고안이 국내에 확립되지 않은 만큼 권고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부정맥학회 공식 저널 ‘심장 리듬(Heart Rhythm)’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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