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원 매스프레소 COO
"요즘 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학습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하면, 어른들은 '또 딴짓하는구나'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효율적인 공부의 도구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들도 많거든요."
인공지능(AI) 학습 애플리케이션 콴다(QANDA) 개발사인 매스프레소의 김지원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보는 요즘 10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디지털 네이티브'다. 스마트폰으로 여가를 보내고 친구를 사귀며 세상을 만날 뿐 아니라, 입시를 위한 공부까지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려 한다.
엄마·아빠 세대는 상상할 수 없던 이런 변화를 등에 업고, 콴다는 국내 초중고생 3명 중 2명꼴로 쓴다는 '국민 앱' 반열에 올랐다. 세계 50개국에 진출한 콴다는 지난달까지 7,0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에듀테크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지금 10대에게 AI 앱은 공기 같은 존재
고등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이기도 한 김 COO는 삼성전자와 엔씨소프트, 몰로코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매스프레소에 합류했다. 그는 콴다의 기술 개발과 서비스 전략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 COO는 "요즘 아이들에게 '콴다 알고 있느냐'고 물으면 마치 '그것도 모르냐'는 듯한 시선이 돌아온다며 "학생들에겐 AI 앱이 구글처럼 숨쉴 때 필요한 공기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콴다는 AI를 기반으로 하는 수학 교육 앱. 원리는 간단하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AI가 3초 안에 풀이법을 제시한다. 문제 관련 데이터를 약 47억 개 보유하고 있어,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앱이 제공하는 풀이법은 형식적인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대학생들이 직접 풀어본 다양한 답이다.
김 COO는 "콴다가 처음엔 '수학 잘하는 옆집 형'이나 '공부 잘하는 친구'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본격적으로 과외 개념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에 대비해 많은 문제를 맞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길'을 찾아주는 길잡이 역할을 지향한다"며 "교육계의 '구글맵'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교육열 높은 베트남서도 인기
학습의 대세가 디지털로 바뀐 환경적 요인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비대면식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콴다는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났고, 특히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베트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베트남의 콴다 가입자 수는 1,800만 명으로, 국내 가입자보다 2.3배나 많다.
베트남은 한국처럼 유교권 국가로 교육열이 높지만 하노이나 호치민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소득 수준 불평등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교육 접근성이 낮아, 양질의 콘텐츠는 도시나 상위 소득 계층에 집중돼 있다. 김 COO는 "동남아는 중·고등학교 한 반 인원만 70명이라 모르는 문제가 생겨도 질문을 하기 어려운 데다, 베트남의 경우 규모가 비교적 작은 2·3선 도시만 가도 학원이 거의 없다"며 "실제 이용자의 지역별 데이터를 봐도 공간적 제약이 분명한 학생들에게 (콴다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교육이 교육 효과 측면에서 기존의 인터넷 강의나 학교·학원의 대면 학습보다 더 우월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COO는 "비대면 교육이 기존 교육의 단점을 메꿔 주는 역할을 하면서, 서로 공존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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