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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발, 골프채 모양인지 확인하세요"

입력
2022.10.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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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000명 중 1~2명 발 모양 기형인 '선천성 만곡족'

임신 30주에 촬영된 '선천성 만곡족' 태아의 3차원 초음파 사진, 중앙대 광명병원 제공

임신 30주에 촬영된 '선천성 만곡족' 태아의 3차원 초음파 사진, 중앙대 광명병원 제공

최근 아들을 출산한 A씨는 병원에서 아기 발바닥이 골프채 모양처럼 안쪽으로 휘어진 ‘선천성 만곡족’ 족부 기형이라는 얘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태어날 때부터 아기 발 모양이 안쪽으로 향하거나 발꿈치가 들리고, 발의 앞쪽 끝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골프채 모양의 변형을 보이는 족부 기형을 ‘선천성 만곡족(彎曲足)’ 또는 ‘선천성 첨내반족(尖內反足)’이라고 한다.

신생아 1,000명 중 1~2명 꼴로 흔하게 발견되는 선천성 만곡족은 최근 여자 아기보다 남자 아기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발 변형이 심해져 일반적인 보통 신발을 신을 수 없거나 발등으로 걷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중앙대병원에서 2018~2022년 5년간 출생한 신생아 중 2.7%가 선천성 만곡족이었다. 이는 선천성 만곡족의 평균 발생률인 0.1~0.2%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중앙대병원에서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받은 아기가 일반 평균 발생률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실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중앙대 광명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이상하거나 신경 근육 이상 또는 유전적 요인으로도 선천성 만곡족 족부 기형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초음파 검사 등 진단 기술 발전으로 인해 선천성 만곡족을 단순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생후 치료 예후도 출생 전에 예측할 수 있다.

이나미 중앙대 광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산전 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은 어린이 가운데 단순히 발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기형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근골격계 장애뿐 아니라 수유에도 문제가 있을 때도 있어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필요한 검사를 많이 한다”고 했다.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되면 경험이 풍부한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해 조기 치료해야 한다.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고 출생한 아기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출생 직후부터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뼈 자체에 이상이 있는 ‘특발성 만곡족’은 1주일에 한 번씩 점진적으로 삐뚤어진 발의 관절을 정상적인 모양으로 맞춰주는 ‘폰세티(Ponseti) 도수 요법’과 ‘'석고 붕대 교정법’을 적용한다.

최인호 중앙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심한 만곡족은 흔히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 필요하고, 재발을 막으려면 보조기를 밤마다 수년간 착용해야 하는데, 중앙대병원에서는 지난 5년간 200명이 넘는 환아들에게 무릎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곡족 전용 외전 보조기를 착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폰세티 비수술적 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20% 환아에서는 변형이 심해 만족스럽게 교정되지 않거나 재발할 수 있는데, 이럴 때에는 굳은 연부(軟部) 조직에 대한 이완술, 힘줄 이전술, 절골술 등의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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