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액체 생체 검사(Liquid Biopsyㆍ액체 생검)로 간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간암은 폐암이 이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암이다. 특히 생산활동 연령대 발병 1위이며, 경제적 부담 면에서도 1위인 암이다. 조기 발견하면 치료율이 높지만, 진행성 간암은 원인이 다양하고 유전적 이질성이 커 치료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예후 예측이 어렵다.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며 액체 생검이 암 조기 발견과 치료,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체 생검은 환자 조직을 직접 떼어내는 기존 ‘조직 생검’과 달리 혈액ㆍ침ㆍ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암 등 질병 진행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암 조기 진단과 보조적 진단법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반복 검사가 가능해 치료에 대한 반응 추적, 재발 모니터링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준용ㆍ이혜원(소화기내과), 이승태(진단검사의학과) 세브란스병원 교수 연구팀은 2017~2018년 세브란스병원의 간암 환자 102명, 비간암 환자 41명 등 143명을 대상으로 조직 생검과 액체 생검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 102명의 간암 환자 중 50% 정도에서 조직과 혈액에 높은 빈도로 TP53, TERT, CTNNB1 등과 같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반면 간 종양 환자, 간 질환 환자에서는 유전자 변이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분자적 바코드 시퀀싱(molecular barcode sequencing)을 활용해 혈액에 순환하는 순환 종양성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 인식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ctDNA의 유전자 변이 프로파일이 실제 간암 조직의 유전자 변이 프로파일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P53의 돌연변이가 환자 예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TP53 돌연변이를 보유한 간암 환자는 이를 보유하지 않은 환자보다 유의미(P값=0.007)하게 더 나쁜 생존율을 보였다. P값은 임상에서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판단하는 지표로 보통 0.05 미만이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다고 본다.
반면 TERT와 CTNNB1 돌연변이는 환자들의 생존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 결과에 따라 간암 환자에서 ctDNA 검사는 진단 보조와 향후 치료 예후를 예측해 최근 간암 치료에서 주목받고 있는 면역 치료와 같은 항암 치료 후 치료반응을 관찰하는 바이오마커로 사용이 기대된다.
이혜원 교수는 “치료 반응 예측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서 치료 예후에 영향을 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확인함으로써 액체 생검을 이용해 환자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의 암 관련 유전자 변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치료를 개별화하는 맞춤형 항암 치료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 최신 호 표지 논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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