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금리인상 여파에 어닝쇼크 겹쳐
1억 달러 넘은 작년 6월의 4분의 1 수준
2800억 달러 수준 삼성전자보다 작아져
미국 뉴욕증시를 주도하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빅테크)들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주가가 급격하게 빠지는 가운데 ‘어닝 쇼크’까지 겹쳐 울상 짓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 시가총액은 뉴욕 증시에서 20위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도 당했다. 삼성전자보다도 시총이 낮아진 수준이다.
7대 기술주 시총 7조 달러로 ‘뚝’
27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 아마존, 테슬라, 넷플릭스, 애플 등 7대 기술주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27일 10조7,358억 달러에서 이날 7조6,943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꼭 1년 만에 3조415억 달러(약 4,328조 원)의 시총이 증발한 셈이다.
가장 큰 폭으로 시총이 줄어든 기업은 알파벳으로 작년보다 6,980억 달러 감소했다. MS(6,928억 달러), 메타(5,882억 달러), 아마존(5,406억 달러), 테슬라(3,270억 달러), 넷플릭스(1,602억 달러)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장주’인 애플은 시총 1위임에도 불구하고 감소폭이 347억 달러에 불과해 빅테크 중 가장 선방했다.
메타 시총 1년전의 25% 수준
눈에 띄는 부분은 ‘메타의 추락’이다. 전날 장 마감 후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메타 주가는 이날 24.6% 폭락해 6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인 주당 97.94달러(약 13만9,3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타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주가는 계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이날 급락은 전날 3분기 실적과 전망 때문이었다. 메타 3분기 순이익은 44억 달러(약 6조2,612억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 순이익(92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날 급락으로 메타 시총은 2,631억 달러로 떨어지며 뉴욕 증시에서 시총 순위가 20위권 밖(21위)으로 밀려났다. 시총 1위 애플(2억3,270억 달러)의 9분의 1 수준이다. 불과 1년 4개월 전만 해도 1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이제 시총 19위 뱅크오브아메리카(2,878억 달러)와 20위 미국 제약회사 애브비(2,714억 달러)와 경쟁하고, 22위 코카콜라(2,574억 달러)의 추격을 받게 됐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약 2,818억 달러)와 비교해도 시총이 작아졌다. 월가에서는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로 주가가 단기간 상승할 수는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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