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손자뻘' BQ.1·BQ.1.1 요주의 변이
다음 유행 주도할 가능성 가장 높아
면역 회피 특성 계승, 중증화율 등이 관건
코로나19 겨울 재유행이 임박하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들이 우후죽순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초여름 시작된 6차 대유행을 주도한 오미크론 세부 계통(하위 변이) BA.5의 위세는 꺾여 우세종이 교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음 유행을 주도할 변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들이 지배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변이는 BQ.1과 BQ.1.1이다.
지배종 되기 위한 '변이들의 전쟁'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16~22일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BA.5 검출률은 87.6%로 떨어졌다. 여전히 우세종(검출률 50% 이상)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첫째 주 99%를 찍은 이후 서서히 하락세다. 해외 유입 중 검출률은 57.6%까지 내려왔다.
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변이는 BA.5에서 파생된 BF.7 및 BQ.1과 BQ.1.1, 스텔스 오미크론(BA.2)에서 나온 BA.2.75(일명 켄타우로스), BA.2.3.20 등이다. 아직 국내 검출률은 모두 2% 미만이지만 해외 유입 중에서는 BQ.1.1(11.4%), BA.2.75(7.9%), BF.7(6.6%), BQ.1(5.2%), BA.2.3.20(3.8%)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넷째 주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더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BF.7은 BA.5보다 감염력과 관련된 스파이크 단백질(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형태 단백질)을 1개 더 보유한 변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로 유럽에서 확진자를 늘려가고 있다.
BA.5의 손자뻘인 BQ.1에는 '티폰'(그리스신화 속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뱀인 괴물), BQ.1.1에는 '케르베로스'(머리가 셋인 개)란 별칭이 붙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두 변이의 확진자 점유율이 22%를 차지하며 우세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BA.5에서 파생돼 최소 BA.5만큼의 감염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BA.2.75는 한때 '최악의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확산세가 약한 편이다. 하지만 꾸준히 검출 중이다. 역시 BA.2의 후예인 BA.2.3.20도 지난달 초 국내에서 첫 검출된 이후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외에 바이러스들이 뒤섞인 재조합변이 XBB는 이달 7일 상륙한 뒤 지난주까지 18건이 확인됐다. XBB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점유율 50.5%를 차지했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요주의 변이 BQ.1과 BQ.1.1...7차 대유행 주범되나
바이러스의 본능은 생존이고 그를 위해서는 숙주 확대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6차 대유행이 마무리되며 다시 한번 변이들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세력을 넓힌 변이가 이전 델타 변이, 오미크론(BA.1), BA.5의 뒤를 이어 우세종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수순이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변이로는 BQ.1 계열이 꼽힌다. BQ.1과 BQ.1.1은 일단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증화나 사망률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해외에서도 이렇다 할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면역 회피 특성과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상황을 보면 BA.5 계열이 다음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고 그게 BQ.1과 BQ.1.1"이라며 "오미크론 하위 변이라 기존 백신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와 가장 교류가 많은 국가가 미국이란 점, 앞서 여섯 차례 대유행 때의 경험도 BQ.1 계열의 확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전 세계로 항공편이 연결된 뉴욕만 따지면 지난주 BQ.1과 BQ.1.1을 합친 점유율이 30%에 육박했다"며 "BQ.1 계열이 곧 국내에서도 확산할 것으로 보이는데, 세부 특성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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