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 불꽃놀이 사고’ 11명 사망 247명 부상
경찰, 시 직원 등 형사 처벌... 경비 규칙 개정도
유족 "서울 사고 마음 아파"
핼러윈을 앞둔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상 사고 소식에 일본 언론도 새벽부터 속보를 전하는 등 집중 보도하고 있다. 특히 2001년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열린 대규모 불꽃놀이 때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부상한 사건과 유사하다는 보도가 많았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이 사고 이후 여러 명이 군집하는 행사의 경비 체재를 개정하고, 당시 경비를 담당한 경찰관 등을 처벌했다.
2001년 7월 21일 발생한 ‘아카시 불꽃놀이 보도교 사고’는 해안가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에 온 수많은 관중이 좁은 보도교(인도교)를 지나가다 마치 도미노처럼 겹쳐 쓰러져 발생한 사고다. 11명이 전신 압박에 의한 호흡 곤란 증후군(압사)에 의해 사망하고 24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꽃놀이를 보러 온 가족 단위 관람객이 피해가 컸다.
사고 후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활동 등에 힘써 온 유족회 회장 시모무라 세이지(64)씨는 30일 산케이신문의 취재에 “좁은 골목에 사람이 몰려 도미노같이 쓰러져, 빠져나갈 길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라며 아카시 사고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국가와 관계없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카시 사고 후 효고현 경찰의 대응이나 경비 계획의 문제점이 잇따라 보도됐다. 당시 효고현 경찰은 폭주족 대책을 중시해 폭주족 경비 요원은 292명이나 배치했으나 혼잡 경비 대책에는 겨우 36명만 투입한 것이 밝혀졌다. 경찰과 경비 회사 사이에 사전 경비 계획 협의도 불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00년 12월 31일에 열린 불꽃놀이 행사에선 5만5,000명이 참석했는데도 비슷한 사고로 경상자가 나왔는데, 경찰은 약 15만~20만 명의 참가자가 예상됐던 이 불꽃놀이 행사에도 똑같은 경비 계획서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유족은 아카시시와 효고현 경찰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해 2005년 6월 총 5억6,800만 엔의 손해배상을 받아냈다. 당시 경비 계획을 책정하고 당일 경비를 담당한 경찰 12명은 형사 기소돼 경찰 1명, 시 직원 3명 등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경비 체계도 바뀌었다. 2005년 11월 경비업법과 국가공안위원회 규칙이 개정됐으며, 경비 업무 검정 시험에 종래의 ‘상주 경비’ ‘교통 유도 경비’에 더해 ‘혼잡 경비’가 신설됐다.
서울 이태원처럼 핼러윈 때마다 각종 분장을 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도쿄 시부야에서도 매년 혼잡 경비가 이루어진다. 29일 밤 시부야역에도 3년 만의 ‘외출 자제’ 없는 핼러윈을 즐기려는 많은 젊은이들이 모였지만, 스크램블 교차로와 센터 거리 등 혼잡한 곳에 많은 경찰관과 민간 경비회사 직원이 배치돼 현장을 지도했다. 핼러윈 당일인 31일에는 300명 정도의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