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경찰력 분산은 좋은 판단 아냐"
조경태 "스스로 책임감 갖고 문제 봐야"
윤상현 "이상민 장관, 죄송함 표했어야"
정진석 "지금은 추궁 아닌 추모의 시간"
국민의힘에서 '이태원 참사' 수습 과정에서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발언을 두고 "부적절했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안전 주무부처 장관인 이 장관은 30일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이 장관의 발언을 꼬집었다. 참사 당일인 29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집회·시위가 있어 경찰력이 분산됐고, 사고현장 통제가 쉽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 장관의 해명에 대해서도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태원에) 10만 명이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안전을 위해서 통행을 제한하든지 현장에서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소개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장관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조금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고 이 장관에게 쓴소리를 했다. 특히 이 장관이 '시내 곳곳에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측면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어떤 입장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듣기에는 설득력 있는 표현은 아니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 장관 발언 논란과 관련해 "공직자는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안전을 책임진 행안부 장관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죄송함을 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만이 아니라 장관과 공무원들도 언행을 각별히 조심할 때"라고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도 YTN에서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들으시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 장관의 발언이 다소 부적절했지만, 지금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자칫 이 장관에 대한 비판이 여권 전체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이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민, 여야 잇단 질책에 "유감스럽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사과 대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헌화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경찰·소방 인력 배치 부족이) 사고의 원인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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