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장관들 무거운 책임감... 관성적 대응 안 돼"

국무회의서 인파 통제 시스템 필요성 강조
한미일 등 각국 정상들 위로에 감사 표시도
윤 대통령, 국무회의 후 이태원 분향소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이태원 참사 수습과 관련해 장관들과 각 관계기관들을 향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참사 발생 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다. 윤 대통령은 '인파 통제'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아들, 딸 같은 청년들인데 더욱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국정 최우선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이고, 관계기관은 내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각별히 챙기고 유가족을 세심히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한 장관들과 관계기관 관계자들에게는 각별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산업안전 사고, 아웃렛 지하주차장 화재, 광산 매몰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관성적 대응이나 형식적 점검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와 재난 대응은 철저하고 용의주도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장관들께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 하나 꼼꼼하게 점검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파 통제' 시스템의 허점도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인파 통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지만, 우리 사회는 인파, 군중 관리에 대한 체계적 연구개발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뿐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 공연장에서도 확실한 인파 관리와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안전 시스템 점검회의'를 열 방침이다.

참사 현장을 지킨 의료진, 소방관, 경찰관, 시민들과 위로를 보내준 각국 정상들에겐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구호와 후송에 애써주신 시민들, 소방관과 경찰관 등 제복 공직자들, 의료진들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언급하며 "세계 각국 정상과 국민께서 보여주신 따뜻한 위로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 국무회의 후 합동분향소서 헌화

전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도 조문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 직후 장관들과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