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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톱10, 스위프트 신곡으로 도배...차트 줄세우기 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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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톱10, 스위프트 신곡으로 도배...차트 줄세우기 진기록

입력
2022.11.01 17:41
수정
2022.11.01 17:5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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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정규 10집, 신곡 20곡이 빌보드 차트 50위 안에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9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9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내 최고 인기 곡의 순위를 보여주는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의 1위부터 10위가 한 가수의 곡으로 도배되는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빌보드가 단일 곡의 인기 순위를 매기기 시작한 지 6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대미문의 신기록을 세운 주인공은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다. 1일 빌보드에 따르면, 5일 자로 '핫100' 차트 상위 10곡은 스위프트가 지난달 21일 발매한 10번째 스튜디오 앨범 '미드나이츠(Midnights)' 수록곡이 모두 차지했다.

'미드나이츠'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심적인 아픔 혹은 고뇌로 인해 한밤중에 잠을 이루지 못한 여러 순간을 기억하며 만든 일렉트로 팝 성향의 앨범이다. 핫100 1위는 ‘안티히어로’가 차지했고 ‘라벤더 헤이즈’, ‘머룬’, ‘스노 온 더 비치’ ‘미드나이트 레인’이 2~5위로 뒤를 이었다. ‘미드나이츠’ 일반 버전에는 총 13곡이 수록돼 있는데 나머지 3곡은 13~15위에 올랐다. ‘3AM’이라는 이름이 붙은 확장 버전에는 일반 버전에 담기지 않은 7곡이 추가로 수록돼 있는데 이 곡들도 핫100 차트의 20~45위에 모두 올랐다. 신곡 20곡을 50위 안에 모두 올려놓는 진기록까지 세운 것이다. 스위프트는 빌보드의 차트 예고 기사를 접한 뒤 소셜미디어에 "핫100 10곡 중 10곡이 10집 수록곡이라고? 너무 놀라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고 적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 '미드나이츠'의 4가지 커버. 유니버설 뮤직 제공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 '미드나이츠'의 4가지 커버. 유니버설 뮤직 제공

비슷한 기록은 1년 전인 지난해 9월에도 있었다. 캐나다 출신 래퍼 드레이크가 정규 6집 ‘서티파이드 러버 보이’ 수록곡 9곡을 톱10(6위 제외)에 올렸다.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음원이 등장하기 전인 아날로그 시대에는 1964년 비틀스가 ‘캔트 바이 미 러브’를 필두로 1~5위를 독차지한 적이 있고, 1982년 마이클 잭슨은 ‘스릴러’ 앨범 수록곡 7곡을 톱10에 올리며 전 세계 음악계를 강타했다.

스위프트의 기록이 대단한 건 빌보드가 올 초 핫100 차트 집계 방식을 바꾸면서 1인당 다운로드 유효 수치를 4건에서 1건으로 줄여 팬덤의 ‘사재기’ 영향력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팬을 ‘아미’라고 부르듯 미국에서 스위프트의 팬은 ‘스위프티’로 통한다.

앨범 차트에선 스위프티들의 구매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 빌보드 종합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11번째로 1위에 오르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동률 기록을 세운 이 앨범은 집계 기간인 21~27일 총 157만 장 상당의 판매 수치를 기록했다. 2015년 영국 가수 아델이 348만 장을 기록한 후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단일 앨범이 발매 첫 주에 100만 장 이상 팔린 건 2017년 이후 처음인데 이전 마지막 밀리언 셀러 앨범 역시 스위프트의 ‘레퓨테이션’이었다.

스위프트는 K팝에서 영향 받은 마케팅 방식을 적용해 앨범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이 앨범은 CD와 LP 모두 4가지 종류의 서로 다른 커버로 발매됐다. 특히 LP 4종의 재킷 뒷면을 모으면 시계가 완성되도록 해 팬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그 결과 LP 판매량은 한 주간 무려 57만 장이 팔리며 1991년 이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판매 전략은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같은 K팝 그룹들이 수년 전부터 앨범 패키지에 공을 들여 발매를 해왔기에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스위프트의 마케팅 방식이 K팝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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