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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넘어온 北 탄도미사일···요격 안 했나,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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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넘어온 北 탄도미사일···요격 안 했나, 못했나

입력
2022.11.03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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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영해 밖... 대상 아냐"
軍 "강릉기지 패트리엇 요격 범위 벗어나"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2일 오전 진행된 공대지미사일 대응사격에서 우리 공군의 F-15K가 SLAM-ER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2일 오전 진행된 공대지미사일 대응사격에서 우리 공군의 F-15K가 SLAM-ER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일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지만 북한 미사일을 표적으로 한 요격은 실시되지 않았다. 이번에 북한이 쏜 미사일은 속초에서 동쪽으로 불과 57㎞ 해역에 떨어졌다. 이곳은 우리 군이 강원 강릉에 배치한 패트리엇 미사일이 요격할 수 없는 지역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북한이 사실상 남한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우리 군의 미사일 요격 능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군은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 간 상호운용성을 향상하는 성능개선 작업도 완료한 상태로 알려졌다. 고도 40~150㎞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 체계와 고도 40㎞ 이하에서 요격하는 패트리엇 체계가 통합 운용돼 요격 능력을 높였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이날 우리 군이 요격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해당 미사일이 요격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NLL 이남에 떨어진 북한 미사일은 우리 군이 요격했어야 할 사안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낙탄 지점이) 우리 영토가 아니다. 요격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의 설명은 결이 다르다. 공군 강릉기지에는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지만 요격 범위가 북한 방향으로 되어 있어 동해 쪽으로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요격을 미실시한 것이 아니라 실은 패트리엇 포대의 방향 탓에 요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날 NLL을 넘겨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실제로 울릉도를 표적으로 했다면 울릉도를 방어할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2일 오전 진행된 공대지미사일 대응사격에서 우리 공군의 F-15K가 발사한 SLAM-ER미사일이 표적에 명중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맞서 2일 오전 진행된 공대지미사일 대응사격에서 우리 공군의 F-15K가 발사한 SLAM-ER미사일이 표적에 명중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대신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3배 대응’ 원칙으로 맞섰다. 북한이 이날 쏘아올린 25발가량의 미사일 중 NLL 이남으로 넘어온 것이 1발뿐이었던 만큼, NLL 이북 북한 동해 공해상에 공대지 미사일 3발로 응수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합참은 "우리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 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군의 설명을 미루어볼 때 공군이 발사한 '슬램-ER'과 ‘스파이스-2000’ 공대지 미사일은 북한 통천군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대응사격은 북한이 NLL을 넘겨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우리 군의 의지와 능력을 보인 것”이라며 “1발이 NLL 이남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월등한 대응으로 파괴 능력이 더 뛰어난 3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북한 도발에 대해 동종ㆍ동량의 개념으로 대응한다는 유엔사령부 교전규칙, 이른바 ‘비례성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3배 이상으로 대응한다는 ‘충분성 원칙’을 확립했다. 다만 미사일 요격 없이 사후에 3배 응징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군은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51분경부터 평안북도 정주와 피현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을 발사하면서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ㆍ추적해왔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총 4차례에 걸쳐서 동·서해상을 향해 전방위로 이뤄졌다. 특히 서해상으로 발사된 SRBM은 이례적으로 20여㎞의 낮은 고도에 단거리로 비행해 분석에 잠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이 25발가량의 탄도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을 섞어서 쏘아올리고, 낮은 고도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까지 성공하자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공군은 이날 충남 보령시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중거리유도무기인 천궁과 장거리유도무기인 패트리엇 미사일 실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사격에는 올해 대회에 미사일방어사령부 예하 패트리엇 2개 포대와 천궁 4개 포대, 총 180여 명의 작전요원이 참가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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