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30 기종, 올해만 세 차례 문제
우기홍 사장, A330 6대 퇴역 등 쇄신 계획 발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최근 잇따른 사고를 일으킨 A330 기종 중 6대를 퇴역시키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같은 기종 총 30대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령(항공기 연식)이 20년 이상으로 이미 운항을 멈춰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여객기들이어서 실효성 논란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일 원희룡 장관 주재로 11개 항공사 대표이사들과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를 열었다. 최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항공안전 관련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장관 주재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선 일주일 새 두 차례 안전 사고가 발생한 대한항공에 대한 강한 질책이 쏟아졌다. 원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안전은 시늉만 하는 기업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최근에만 세 번의 항공사고가 발생해 국민의 걱정은 통상의 수준을 넘어섰다. 특단의 점검과 조치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대한항공 우 사장은 "A330 항공기를 퇴역시키는 등 기재 현대화를 위한 투자를 하겠다"며 안전 관리 쇄신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에는 △A330 기종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을 전면 시행하고 △외부전문기관의 안전 점검을 받는 한편 △운항 승무원과 항공 정비사 등 필수 인력을 확충하고 △교육 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4일 불시착으로 활주로를 벗어난 여객기의 동체가 부서지고, 30일엔 엔진결함으로 이륙 1시간 만에 출발지로 회항했다. 7월엔 튀르키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에 긴급착륙했다. 모두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어버스 A330 여객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다.
잇단 안전사고 낸 A330, 퇴역 시기는?
하지만 대한항공이 더 이상 운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A330 기체들은 대체로 기령(항공기 연식)이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다. 실제 지난달 필리핀 세부에서 불시착한 A330여객기는 스물네 살짜리다. 국토부는 공식적으로 20년이 넘은 항공기를 노후화됐다고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운항을 멈춰도 이상하지 않는 오래된 항공기 6대를 면피용으로 내세운 셈"이라며 "사고가 나고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다가 장관이 긴급 호출하니까 마지못해 냈다"고 꼬집었다.
국토부는 2019년 오래된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의 정비 책임을 강화하고 해당 항공기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같은 해 12월 기준 9개 국적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총 398대로 기령 20년을 넘는 항공기는 41대(10.3%)에 달했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15대, 아시아나항공 19대, 이스타항공 3대, 티웨이항공 1대, 에어인천 3대 순이다.
대한항공은 퇴역 기체 6대를 비롯한 A330 30대를 순차적으로 운항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우 사장은 "항공기 현대화를 위해 2028년까지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 추진 중"이라며 "신형기 도입과 함께 순차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역시기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령이 20년을 넘은 6대는 오늘부터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퇴역 예정 항공기를 대신해 투입될 항공기에 대해서는 "안전 점검을 마쳤거나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대체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운항률이 약 58% 수준이기 때문에 대체 투입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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