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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일본·캐나다는 국민 저항 어떻게 뚫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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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일본·캐나다는 국민 저항 어떻게 뚫었나

입력
2022.11.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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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년간 보험료율 인상 외면
일본·캐나다, 정부 약속·국민 설득 통해 성공
공적 논의 통해 '연금 강화' 택한 캐나다 국민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교수, 고마무라 고헤이 일본 게이오대 교수,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실장. 국민연금공단 제공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교수, 고마무라 고헤이 일본 게이오대 교수,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은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실장. 국민연금공단 제공

정부가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착수하며 개혁 방향을 모색 중인 가운데, 연금 전문가들은 일본과 캐나다의 개혁 성공 사례를 참고하자고 제언했다. 한국의 경우 국민적 저항을 우려해 20년 넘게 보험료율(현재 9%) 인상을 외면한 탓에 이번 개혁 때 반드시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연금 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안정적인 연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과 캐나다는 이미 20여 년 전 국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꾸준히 설득한 끝에 보험료율을 인상, 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일본의 연금제도 전문가인 고마무라 고헤이 게이오대 교수는 3일 국민연금공단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2022 공적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일본 정부는 2004년 개혁 당시 2017년 보험료율을 18.3%까지 올리되 이후 보험료를 올리지 않기로 국민에게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90~2000년대 장기간 경기 침체기인 '잃어버린 10년'을 맞으면서 국민들이 보험료율 인상에 거세게 반발했다. 고마무라 교수는 "2004년 개혁 전까지 소득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을 60%로 유지하고자 보험료율을 꾸준히 올렸는데, 젊은 층과 경영계에서 강하게 반발했다"며 당시 정부가 보험료율 인상 상한선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2095년까지 100년간 5년에 한 번씩 연금 제도를 수정·보완하기로 국민을 설득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이 예상보다 더 낮아지면 그만큼 연금 수령액을 깎는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했다. 고마무라 교수는 "2024년 보완 작업 시 100년간 제도를 유지하게 연금 지급 수준을 늦추는 게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보험료율 인상 집중 논의 시 사회적 신뢰도 고민을"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제공

캐나다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올렸다. 국민 동의 최우선 목표로 4년간 대화와 설득 작업에 나섰다. 11개 주 가운데 3분의 2인 7개 주(州)정부가 동의해야 연금 개혁이 가능해 '헌법 개정보다 어려운 작업'으로 불린다. 1993년 '2015년이 되면 연금기금이 소진된다'는 전망에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미셸 몽탐보 캐나다 수석재정추계관실(OCA) 이사는 "당시 얻은 교훈은 이런 논의가 공적으로 이뤄진 것, 즉 대중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솔직히 알리면서 '캐나다 연금(CPP)이 존속되길 원하냐'고 물었다"며 "대중은 미래에 고통이 가중될 걸 알았지만, 투명한 공개에 존속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CPP의 혜택 홍보에 나서 개혁 동력을 얻었다"며 "그 결과 5.6%였던 보험료율을 9.9%까지 올렸다"고 강조했다.

2016년에는 보험료를 더 내는 대신 미래 세대가 손해 보지 않게 '추가 CPP'를 도입했다. 연금기금을 통한 완전 적립식으로 재원을 마련해 25%였던 소득대체율을 33%까지 올렸다. 문현경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캐나다 국민이 연금을 신뢰하지 않았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도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집중 논의해야 하는데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쌓을지, 자영업자와 고용주 측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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