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번째 금요일은 ‘강직성 척추염의 날’이다.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인식을 향상하기 위해 제정돼 올해로 4년째를 맞는다. 널리 알려진 질환이 아니고 20세 전후 젊은 환자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쳐 일상에 지장이 생길 때까지 방치될 때가 많다. 강직성 척추염을 알아본다.
‘강직성’은 오랜 기간 염증이 생긴 뒤 관절 변화가 일어나 관절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뜻이다. 척추염은 척추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나타나 뻣뻣하게 굳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이해하면 쉽다.
특히 20세 전후 젊은 층이 주로 많이 노출된다. 척추 외에 엉덩이ㆍ무릎ㆍ어깨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중ㆍ장년층에서 발생하는 다른 척추 질환과 달리 증상 인식도가 매우 낮아 방치될 때가 많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이 디스크나 근육통과 다른 중요한 차이는 움직일수록 통증과 뻣뻣함이 좋아진다는 점”이라며 “만약 별다른 움직임이나 무리한 신체적 활동이 없는데도 허리와 골반 주변이 자주 뻣뻣하게 느껴지고 아프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강직성 척추염 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허리 통증이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며, 증상 초기에는 통증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천천히 시작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뻣뻣한 ‘아침 강직’을 동반한다.
증상은 움직이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진다. 통증은 증상이 생기고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엉덩이 양쪽에서 느껴지는 이들이 많다. 특히 밤에 통증이 악화돼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강직성 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만1,106명으로 2016년 4만7명보다 5년 새 27.7%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 유전 인자(HLA-B27)가 나타난다. 해당 유전 인자가 있어도 반드시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지는 않고 1~2%에서만 발병한다. 유전 요인 외에 환경 요인이나 면역 반응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강직성 척추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강직성 척추염은 예방하기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척추 변형과 강직을 막을 수 있다. 다만 허리 통증이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허리가 아파도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 생리통 등으로 오인해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약물 치료는 비(非)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된다. 소염제에 반응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종양 괴사 인자-알파(TNF-α) 억제제’로 불리는 생물학적 제제(아달리무맙ㆍ에타너셉트ㆍ인플릭시맙 등)로 치료한다.
TNF-α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α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므로 통증이 빠르게 호전되고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운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절 운동 범위 내에서 시행해야 한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 변형과 강직이 일어나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로 변한다”며 “이럴 경우 일상적으로 몸을 앞이나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쪽으로 젖히는 동작까지 어렵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아침에 자고 일어난 뒤 허리가 뻣뻣하고 강직이 30분 이상 지속되며, 허리가 아파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반대로 움직일 때 통증이 서서히 사라진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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