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머스크, 바이든 반대파에 힘 실어줘"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그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치 성향을 거리낌없이 공개해 왔던 머스크가 ‘트위터 소유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는 7일 트위터에서 “공유된 권력은 (민주·공화당) 양당의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며 “따라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의 경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가 (의회를) 책임질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며 부동층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머스크는 “나의 정당 성향은 줄곧 무당파였다”고 강조하면서 “지금까지는 민주당에 투표했고 앞으로도 민주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머스크의 발언은 그가 1억1,0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렸을 뿐 아니라 트위터 소유주로서 트위터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 권력을 토대로 현실 정치에 개입한 셈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트윗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장이 미국의 한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고 지적하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머스크가 과거 자신의 정치 성향을 온건파로 규정하면서 “트위터가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말을 소환해 비판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일반적으로 모든 미국인은 선거와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만 답했다.
머스크가 정치 발언을 한 이날도 트위터의 변화를 우려한 광고주들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고,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도 트위터를 떠났다.
미디어 관련 시민단체인 프리프레스의 제시카 곤잘레즈 대표는 머스크의 공화당 지지 촉구 발언에 대해 성명을 내고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CEO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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