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으로 7일까지 여파
5일 차량기지 노동자 사망, 근무조 줄어든 것이 원인
"출퇴근 시간 혼잡한 역에도 역무원 근무 2명뿐"
6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34명이 부상했고, 사고 여파로 7일 오후까지 서울지하철 1호선 운행이 지연됐다. 5일에는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선욱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차례로 출연해 "올해만 승객 있는 탈선 사고가 3건, 차량기지까지 포함하면 10여 건이고 노동자가 열차에 치이는 끔찍한 사고도 4건 있었다"면서 고질적인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 실장은 이날 최근 코레일 사고 원인에 대해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장 직원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원인 파악이 어렵다"면서도 "철도 사고가 한 가지 원인만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가정해야 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데 이 시스템이 붕괴됐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봉역 노동자 사망 사고의 경우 기본적으로 선로전환기가 오작동하면서 원래 열차가 가지 않을 선로로 이동하던 노동자를 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투입 인력이 충분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사고가 났던 오봉역은 전체 화물량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물동량이 많다. 규정상으론 2인 1조로 일하게 돼 있지만, 오봉역은 업무량이 많고 노동 강도가 높다 보니 통상 3명 1조로 근무해 왔다"면서 "이날 인력이 부족해서 2명이 근무하다가 참사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미 3건의 근무 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6일 오봉역 사고 현장을 방문해 "관행적 안전 무시 작업 태도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노조는 이에 대해 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태원 참사도 일선 경찰들은 계속 지원을 요청했는데 상부가 묵살하지 않았나. 우리도 인력이 부족한 곳이 수십, 수백 곳이 있는데도 인력 충원 요청은 번번이 묵살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출퇴근 시간에 발생한 역의 혼잡 역시 고질적 인력 부족 문제라고 봤다. 탈선사고가 아니더라도 일부 역은 인파가 몰리는 상황이 상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수도권 역들이 보통 2명, 많아야 3명 정도 역무원이 관리하고 대부분의 역은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에 외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역의 혼잡도에 대한 자료는 많이 나와 있는데 대응할 여유 인력이 없고, 어제 혼잡도 역무원이 경찰에 신고해 대응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철도공사에서 혼잡한 역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차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철도공사 자체 실태조사를 해봤자 내놓을 대책엔 한계가 있다. 노사와 국토부가 같이 실태조사를 해야 책임 있는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토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철도사법경찰이 10·29 참사 이후 인파 문제가 예상되는 장소에 배치돼 활용할 여지가 있는데, 이런 방안들을 정부가 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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