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약 두 달 만에 1400원 밑돌아
미국 10월 물가, 경기 가늠 첫 지표
8일 원·달러 환율이 약 두 달 만에 1,400원대에서 벗어났다. 이틀 뒤 발표하는 미국 물가가 '1,300원대 안착' 여부를 일차적으로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16.3원 내린 1,384.9원으로 마감했다. 종가가 1,300원대를 기록한 것은 9월 21일(종가 1,394.2원) 이후 처음이다. 사흘 연속 내린 환율은 최근 이틀간은 급격한 하락세였다. 전날 종가는 전장보다 18원이나 내린 1,401.2원이었다.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환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먼저 불을 댕긴 것은 ①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완화설이다. 중국 당국은 부인하고 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중국이 출구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군불을 때고 있다. 강력한 봉쇄로 인해 침체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자라고 있다.
게다가 이날 ②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대규모 정부 지출이 줄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통화정책 전환(pivot·피봇)'의 당위가 생긴다.
환율 점진적으로 하락해도... 상승 압력 여전
관건은 1,300원대 유지 여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경기가 명확한 방향성을 갖기 전까지는 1,400원으로 올라설 수 있다"며 "박스를 상하단으로 넓게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추세 자체는 아래쪽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봤다.
경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지표는 10일 발표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김 연구원은 "근원 물가와 이를 끌어 올리고 있는 서비스 물가, 그리고 8개월 전 시작된 임대료 하락이 CPI에 반영됐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헤드라인) CPI 예상치는 8%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CPI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밑돌면 향후 환율은 1,400원 '터치' 정도가 상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변동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금융연구원(금융연)도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환율이 내년에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금융연은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하더라도, 현재 높은 환율의 기저 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평균 환율을 올해(예상 1,305원)보다 높은 1,360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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