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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남중국해 해법 나올까?"...'무늬만 결속' 아세안 정상회의 기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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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남중국해 해법 나올까?"...'무늬만 결속' 아세안 정상회의 기로에

입력
2022.11.09 16: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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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아세안 정상회의 프놈펜서 개최
미얀마 사태 해결 시급, 의견통합 난항 예상
남중국해 눈치 보기 여전… "기조 변화 필요"

오는 10일부터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될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경찰 경호팀 요원들이 지난 7일 작전 차량 옆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프놈펜=AFP연합뉴스

오는 10일부터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될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경찰 경호팀 요원들이 지난 7일 작전 차량 옆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프놈펜=AFP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던 아세안은 이번 회의를 통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 해결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역내 5개국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다뤄진다.

관건은 이런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해법이 나올지 여부다. 회원국 내 미얀마 제재에 대한 입장도 다른 데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도 서로의 이익이 충돌해 아세안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얀마 수장 참석 불허… 회원국 박탈은 어려울 듯

지난달 27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아세안 외교장관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지난달 27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아세안 외교장관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9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동남아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아세아 회원국 10개국 중 쿠데타 사태가 발생한 미얀마를 빼고 9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아세안은 지난달 "지난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도출된 폭력 종식 등 5개 합의안을 이행하지 않는 미얀마 군부 수장의 회의 참여를 불허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올 하반기에만 민주인사 사형 집행·민간인 학교 및 공연장 폭격 등을 자행한 미얀마 군부의 '마이웨이'에 대한 경고의 의미다.

그러나 아세안 정상들이 미얀마 군부에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자 미얀마 군부의 오랜 우방인 캄보디아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미얀마 아세안 회원국 자격 박탈'을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캄보디아 외무부는 지난 8일 "아세안 헌장을 과장 해석해선 안 된다"는 말로 현행 10개국 체제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남은 선택지는 지난해 미얀마 군부와 아세안 간 합의했던 '폭력 종식' 계획에 구체적 일정을 부여하는 방안 정도다. 이와 관련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지난달 27일 긴급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작성키로 합의했다.

딜런 로 난양공대 외교학과 교수는 "'아세안 무능론'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몇몇 실용적인 조치는 도출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군부 이행 로드맵 부과와 아세안 내 모든 회의에 미얀마 군부를 배제하는 안 정도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종합적 지역안보' 기조 변화 없인 남중국해 문제 해결 어려워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동남아의 또 다른 '뇌관'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이슈 역시 회원국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베트남·필리핀 등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5개국은 아세안의 실질적인 중재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라오스·태국 등은 중국의 차관으로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는 터라 사태를 '방관' 중이다.

의견을 조율해야 할 아세안은 '종합적 지역안보'라는 모호한 중립 외교기조 뒤에 숨어 있다. '종합적 지역안보'는 "각 회원국의 안보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해 아세안의 외교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뜻으로, 실제로는 글로벌 분쟁 이슈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적당히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자국의 이익 정도만 챙겨가는 게 '종합적 지역안보'의 현실이란 얘기다.

국제사회는 수동적인 아세안의 외교기조가 이번 회의를 통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세안의 중립성을 인정받으려면 명확한 외교 철학 혹은 일관성이라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제임스 커런 시드니대 교수는 "미중 갈등의 전장이 된 아세안은 회원국의 안보와 경제적 상호의존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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