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로 발사
군 당국 "도발 의도 뚜렷"
군 당국이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단거리미사일을 'SA-5'로 결론 내렸다. 북한 미사일이 NLL을 넘어 우리 영해에 근접해 떨어진 건 휴전 이후 처음이었다. 미사일 동체에는 러시아어 표기만 있었고 북한은 항공기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 SA-5를 지대지 미사일로 바꿔 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미사일로 인해 울릉도에는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군 당국은 9일 “우리 군은 지난 11월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지난 11월 2일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했다”며 “인양된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 정도 되었으며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는 “애초 미사일의 총 길이는 10m로 추정된다”며 “동체에는 전부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에서 수입한 것인지, 북한 내부에서 개량한 것인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A-5 미사일은 러시아에서 1960년대 최초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형 미사일을 재고 소진용으로 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항공기 격추용인 지대공 미사일로 개발된 SA-5를 지대지 미사일로 쏜 것도 주목할 만하다. SA-5의 교전 고도는 40㎞로 포물선으로 쏘면 사거리가 300㎞ 내외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NLL을 넘어 강원 속초에서 동쪽으로 불과 57㎞, 울릉도에서 서북쪽으로 167㎞ 떨어진 거리에 낙하했다.
군 관계자는 “방어 목적인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로 쐈다는 건 도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로 활용하는 전례는 적지 않다. 군 당국은 “SA-5는 지대지 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졌으며, 최근 러시아도 유사한 지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사용한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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