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 5개월 연속 둔화
5060대 60.7만 늘어, 40대 1.1만 감소
고물가·고금리에 고용 위축 불가피
10월 취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68만 명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취업자 지표가 5개월 연속 꺼지고 있는 데다 경제도 점점 나빠지고 있어 고용은 갈수록 뒷걸음질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41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67만7,000명 증가했다. 10월만 놓고 보면 취업자 증가폭은 96만6,000명이었던 1999년 이후 가장 컸다.
취업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1월 '98만2,000명 감소'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면서 20개월 연속 증가세다. 코로나19 발병 초·중반 취업자가 워낙 많이 줄었던 것에 따른 기저 효과와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이 겹친 영향이다.
하지만 고용의 질로 접근하면 일자리 지표는 호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취업자 증가는 저임금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60대(46만 명), 50대(14만7,000명)가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참 일할 나이인 20대, 30대 취업자는 2만8,000명, 6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경제 허리인 40대 취업자는 오히려 1만1,000명 감소했다. 취업자 증가폭도 93만5,000명을 기록한 5월 이후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가 점점 가라앉고 있어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은 타격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 8만4,000명으로 10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위협은 고물가, 고금리다. 7월에 6.3%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은 최근 5%대로 떨어지긴 했으나 현 상태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연일 올리고 있는 기준금리는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워 고용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 한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은 앞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 초반대로 제시했는데, 현재 경기 여건대로라면 1%대 성장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슬슬 나오고 있다. 1%대 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외환위기(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코로나19 발병 초기(2020년)를 제외하곤 한 번도 없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엔 기저 효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직접일자리 정상화, 인구 영향 등으로 취업자 증가폭 둔화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청년·여성·고령층 등 잠재인력의 노동 공급을 촉진하고 수출 경쟁력 강화, 규제 혁파, 벤처·창업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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