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에 노출되면 50세 미만에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 진단에 쓰이는 5가지 항목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발병 위험도가 올라갔다.
특히 허리둘레가 남성 100㎝(39.4인치), 여성 95㎝(37.4인치)를 넘는 심한 복부 비만이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50% 이상 상승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높은 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 고혈압, 공복혈당장애의 5가지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사 장애가 지속되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대장암 발병 위험도 덩달아 상승한다.
복부 비만은 허리둘레 남성 90㎝(35인치) 여성 85㎝(32인치) 이상, 높은 중성지방은 150㎎/dL 이상, 낮은 HDL 콜레스테롤은 남성 40㎎/dL 미만 여자 50㎎/dL 미만, 높은 혈압은 130/85㎜Hg 이상 혹은 고혈압 약 투약 중, 공복혈당 장애는 100㎎/L이상 혹은 혈당 조절약 투약 중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
진은효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대사증후군 상태에 따른 젊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2009~2010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77만 명의 건강 상태를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50세 미만에서 대장암이 8,320명(0.15%)이었다.
50세 미만 중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20% 높았고, 대사증후군 진단 5개 항목이 하나씩 증가할 때마다 발병 위험도가 7%, 13%, 25%, 27%, 50%로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복부 비만이 가장 강력한 단일 위험 인자로 나타났다. 심한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허리둘레 남성 100㎝, 여성 95㎝이상) 정상에 비해 젊은 대장암 위험도가 53%까지 상승했다.
고도 비만(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사람도 정상인보다 50세 미만 젊은 대장암 위험도가 45%까지 올라갔다.
대사증후군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음식으로 섭취한 당이 조직에 흡수되지 않고 혈액에 남는 현상)과 만성 염증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adipokine) 등이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젊은 대장암은 특히 왼쪽 대장(원위부 대장, 직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적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 상태에 따라 정상과 비교해 원위부 대장암은 1.37배, 직장암은 1.32배 증가했다.
전은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기 발병하는 대장암과 대사증후군 및 비만과의 관련성을 입증한 첫 번째 대규모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로 의미가 있다”며 “젊은 사람에서 대사증후군 발생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대사증후군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적절한 선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조기 발병 대장암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 학술지 ‘Gastroenter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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