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360> 7세 추정 암컷 벨리
2000년대 초반 서울 은평 뉴타운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많은 반려동물이 남겨졌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주민이 빈집을 활용해 개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달봉이네 보호소라고 불렸지요. 그런데 개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아 금세 130여 마리까지 늘었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동물권행동 카라가 2012년부터 달봉이네 보호소 돕기에 나섰습니다. 개들을 중성화시키고, 입양 보내는 걸 도왔습니다. 그런데 보호소를 운영하는 소장이 고령에 건강까지 악화해 더 이상 개들을 돌보는 게 어려워지면서 카라는 올해 보호소 내 동물을 모두 구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호소 내 개 대부분은 사람과 함께 지낸 경험이 없어 사람을 무서워하는 편입니다. 벨리(7세 추정∙암컷)도 태어난 이후 6년간 한 번도 이곳을 벗어난 적도, 사람의 손길을 받아본 적도 없었습니다. 카라가 지난해 벨리를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왔고 사람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 사회화를 위해 임시보호 가정에 보냈는데요, 그곳에서 담을 넘어 나가 버린 겁니다.
2개월간의 추적 끝에 다행히 벨리를 찾았고, 사회화 교육을 위해 훈련소를 거쳐 올해 초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에 있는 입양카페인 아름품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벨리는 사람과 눈만 마주쳐도 구석을 찾아 도망가기 바빴는데요, 이제는 활동가들의 마음과 노력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친한 활동가가 다가가면 앞다리를 들며 안아달라고 뛰어 오기도 하고 배를 내밀며 스킨십도 허락합니다. 또 식사 시간이 되면 앉아서 기다릴 줄도 알게 됐지요.
하지만 아직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낯을 가리고 지나친 관심은 또 부담스러워한다고 합니다. 아름품 내 책장에 주로 있어서 '책장 붙박이 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하네요.
박철순 카라 활동가는 "6년 동안 사람을 보면 도망 다녔던 벨리가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갖고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한 활동가를 보면 엎드려 더 쓰다듬어 달라 애교도 부린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그러면서도 보호소 내 땅을 파는 습관이 남아 있는지 소파에 올라가 앞발로 마구 긁거나 갑작스럽게 소리가 나면 구석을 찾아 뛰어가기도 한다"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마음이 짠하다"고 안타까워합니다.
벨리는 이제 개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입양신청도 받지 못했던 벨리에게 이제는 평생 가족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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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문의: 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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